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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유아차 밀며 마라톤 완주 도전할래요"

[맘 with 베이비] 안정은 런더풀 대표

입력 2024-03-05 07:00 | 신문게재 2024-03-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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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러닝 전도사’는 안정은 대표는 임신 9개월 만삭의 몸일 때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에서 희망과 꿈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한다.(사진제공=런더풀)

스스로를 ‘러닝 전도사’라고 부르는 안정은 ‘런더풀’ 대표. 지난해 엄마가 되었지만 만삭의 몸으로 임신 9개월이 될 때까지 러닝을 멈추지 않았던 러닝 마니아다. 달리기의 힘을 많은 사람들과 함게 나누고 싶다는 그는 부모와 러닝 전용 유아차를 탄 아기가 함께 달리는 ‘유아차 러닝’을 기획 중이다. 달리기에 진심인 안정은 런더풀 대표를 만나 그가 달리기를 시작한 동기와 러닝 전도사로서 펼치고 싶은 꿈에 관해 들어 보았다.

 

 

-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건강한 달리기를 통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 러닝전도사 안정은 입니다. 달리기를 만나면서,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랐던 삶에서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학생일 때도, 결혼해 아이를 키우면서도 늘 달리기와 함께 하는 중입니다. 달리기가 좋아 러닝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고 많은 사람과 달리며 ‘덕업일치(德業一致)의 꿈을 이루고 있습니다. 풀코스 마라톤은 12번, 250㎞의 몽골 고비 사막 마라톤, 논스톱 100 마일 완주 등의 경험을 했으며, 세계 6대 마라톤인 도쿄·런던·베를린·시카고·보스턴·뉴욕의 대한민국 최연소 완주자이기도 합니다.”


- 러닝전도사로 활동 중이신데, 전공은 달리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제 전공은 컴퓨터공학입니다. 당시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컴퓨터공학과를 지원했고, 큰 무리 없이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가 된 후에야 그것이 제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용기를 내 어릴 적 꿈이었던 승무원이 되고자 다시 취업 준비를 시작했어요. 1년의 노력 끝에 원하던 중국 항공사에 최종 합격이 됐지만, 사드 사태로 인해 취업비자를 받지 못했습니다.

약 2년간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계속됐고, 새로운 일도 구하지 못한 채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매일 기대하고 실망하길 반복했습니다. 나 자신이 무기력하고 쓸모 없는 존재라고 느껴질 때 우연히 달리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다시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고, 어둠 같았던 나 자신과 방에서부터 드디어 헤어나올 수 있었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현재 무기력하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달리기의 힘을 나누고 싶어 함께 발 맞춰 달리고 있습니다.”


- 힘든 시기에 만난 달리기를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습니까.

“‘끝’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시작’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달리기를 만나기 전에는 끝이 없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좋은 대학교, 그 다음은 좋은 회사, 승진과 결혼까지. 기약 없는 취업 비자를 기다리며 점점 더욱 무기력해지고 번 아웃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달리기에는 뚜렷한 ‘끝 지점’이 있습니다. 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끝’ 지점, 피니시라인을 밟아보니 새로운 스타트라인도 누구보다 쉽게, 더 자주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것이 달리기든 일이든 계속 달릴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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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은 런더풀 대표.(사진제공=런더풀)

 

- ‘런더풀’은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 주십시오.

“달리기와 관련된 러닝 이벤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대한체육회의 815 기념 러닝 이벤트 및 경기도체육회의 ‘런데이 투어’, 수원문화재단 및 경기관광공사 등 여러 지자체와 그 지역을 달리며 여행하고 즐기는 ‘런트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활동을 통해 러닝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기업 사내 러닝 강의도 운영합니다.”


- 임신 9개월까지 러닝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힘들거나 몸에 무리가 가진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9개월까지 즐겁게 달렸습니다. 개인적인 운동뿐 아니라 달리기 행사까지 하며 감사한 시간을 보냈지요. 다행히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사의 소견이 없었고, 임신 전에도 꾸준히 했던 운동이기에 가능했습니다. 물론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임신 전 달렸던 거리와 속도를 반으로 줄여 달렸습니다.”

 


- 달리기가 좋아 ‘달리당’ 이라는 베이커리 카페도 오픈 했다고 들었습니다.

“여행하며 달리기 좋은 러닝코스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제 고향이기도 한 수원화성을 추천합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히 섞여 있어 달리는 재미는 물론 풍경과 역사를 달린다는 경험이 꽤 멋집니다. 더 많은 분과 제가 좋아하는 달리기를, 제가 좋아하는 수원화성에서, 제가 좋아하는 에그타르트를 먹으며 달리고 싶어 ‘달리당’ 베이커리 카페를 열었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주말이면 손님들과 수원화성을 달리며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수원화성에 대한 역사 안내 가이드도 함께 진행합니다. 달리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며, 여행하며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저의 세계 6대 마라톤 완주 메달이 매장에 전시되어 있어 누구나 언제든 편하게 와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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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차 러닝 마라톤 대회 프로그램을 기획 중인 안정은 대표가 유아차를 밀며 달리기 훈련에 매진하는 모습. 안 대표는 임신 9개월 만삭의 몸일 때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사진제공=런더풀)

 

- 기획 중인 ‘유아차 러닝’에 관해 소개해 주십시오.

“아빠나 엄마 누구나 유아차를 밀며 마라톤 대회에 함께 도전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마라톤 대회 참가를 위해 함께 훈련을 진행하기도 하며, 베리어 프리 길을 달리면서 서울의 유아차로 달리기 좋은 러닝 코스를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이를 발전시켜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 가능한 가족 마라톤 대회도 만들어 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유아차 러닝이 조금 더 친숙해진다면 육아는 어려운 것이 아닌, 여전히 예전처럼 취미를 공유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을 알린다면, 출산율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걷기’부터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30분 이상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기초 체력이 생기면 그때부터 조금씩 속도를 올리면 됩니다. 처음부터 1시간 달리기, 10㎞ 완주 같은 큰 목표는 달리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어 내일도 달리지 못하게 합니다. 지속적인 달리기를 위해 5분 달리기, 6분 달리기처럼 오늘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됩니다.”


-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유아차를 밀며 10㎞부터 풀코스까지 완주하는 것이 제 다음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9월 호주에서 열리는 시드니 마라톤에서 아이와 함께 10㎞ 단축 마라톤에 도전합니다. 아이가 조금 더 큰 이후에는 풀코스 마라톤에도 도전할 계획입니다. 제 도전을 함께 응원해 주세요.”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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