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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웃게 할 수 있다면, 어떤 권력도 비판하겠다”

시즌 6 맞은 토크콘서트 200회 눈앞, 서울 공연 전석 매진

입력 2014-11-1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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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 (사진제공=창착컴퍼니다)

 

 

방송인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브랜드 ‘노브레이크’가 올해로 시즌 6를 맞았다. 

 

오는 12월 4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열리는 ‘노브레이크’ 서울 공연은 시작을 한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 일찌감치 12회 공연, 5천여석의티켓이 매진됐다. 

 

특히 12월 6일 열리는 서울 공연 3회차는 ‘노브레이크’ 200번째 생일이다. 

 

김제동은 11일,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통 공연 전 티켓 판매를 위해 간담회를 하지만 이번 토크콘서트 서울 공연은 매진됐다”며 “200회 동안 관람해준 관객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 기자들을 이용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다음은 김제동 일문일답

- 벌써 노브레이크가 시즌 6를 맞았다. 공연이 사랑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글쎄, 나는 한사람한테도 사랑받지 못하는데 공연이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불가사의하다. 아마도 이야기를 좋아하는 우리 민족 속성 때문 아닐까? 사회자는 무당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편파적이지 않게 양쪽 입장을 조율해야 한다. 그런데 보통 힘있는 사람들이 억울한 경우는 없다. 억울한 사람들의 가장 큰 억울함은 아무도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다. 그런 억울한 이야기들, 슬픈 이야기, 기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공연이 사랑받는 게 아닐까 싶다.


- 처음 토크콘서틀 기획하게 된 계기?

어느날 방송이 하기 싫어져서 방송을 그만 뒀다(김제동은 2009년 KBS 2TV ‘스타골든벨’에서 강제하차한 뒤 토크콘서트에 나섰다). 타의에 의해 인생이 결정될 만큼 어린 나이가 아니었다. 핑계를 대는 건 어리석고 지질하니까. 그 뒤 이제 뭘 할까 생각하다 콘서트를 가수들만 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판단해 토크콘서트를 시작했다. 그때 다들 비웃었는데 다행히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줬다.


- 벌써 200회 공연을 맞았다. 매 번 같은 이야기를 할 것 같은데 올해 특별히 달라진 레퍼토리가 있다면?

공연의 95%는 사는 이야기다. 내 이야기도 있고 같이 일하는 동생들 이야기도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사회적인 이슈에 묻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도 있는데 개인 이야기와 사회 이슈를 따로 떼어놓을 수는 없다. 우리 이야기를 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사회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 세월호가 사라졌다. 그러나 아이들과 희생된 분들의 이야기는 남았다. ‘그 분들 이야기를 하고 기억해 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렇다고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기억하고 되새기고, 아직 보낼 준비가 돼있지 않은 사람들과 동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정치풍자를 하면서 조마조마할 때도 있다. 그러나 좌우, 진보·보수를 떠나 편향되지 않아야 한다. 관객을 웃게 할 수 있다면 어떤 권력도 비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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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 (사진제공=창작컴퍼니다)

- 토크콘서트를 언제까지 계속하고 싶나?


그건 관객이 결정할 문제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계속 매진이 된다면…(웃음) 사실 토크콘서트보다 마음 편하고 재미있는 건 무료 공연이다. 이상하게 돈 받고 갔을 때는 잘 못 웃긴다. 반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무료 강연이나 세월호 부모님들과 사람들을 위한 강연, 고교생이나 대학생을 위한 강연은 좋다. 그런 일들을 조금 더 많이 하기 위한 기반이 토크콘서트다. 7만7000원은 결코 저렴한 티켓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치르는 값이 밑천이 되는 만큼 기부창구가 됐으면 한다. 


- 연예계 대표 노총각인데 연애는 하나? 오늘 빼빼로데이인데 간담회 뒤 누구 만나나?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난잡하게 잘산다.(웃음) 결혼하고 싶긴 한데 성격이 나빠 여자 분이 워낙 힘들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애정결핍도 있었고 여자들을 힘들게 하는 타입이다. 게다가 외모도 별로니 남자로서 최하위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좋아해준 여자도 있고 따라다닌 여자도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오늘은 간담회 마친 뒤 서래마을 세꼬시집에서 저녁을 먹을 예정이다. 이모님이 미역국을 잘 끓여주신다. 요즘 내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이는 김국진 형님이다.


- 혹시 정치 참여 계획은?
 
예전에 한 방송 토크쇼에서 차인표씨가 정치 참여 계획이 없냐고 물어봤는데 ‘사람 인생 어떻게 될지 몰라 정치할지 말지 안 정했다’고 답한 적 있다. 사실 정치는 내가 지금 하는 것, 살아 숨쉬는 게 정치다. 마이크 들고 이야기하는 건 어떤 사회에서든 고도의 정치행위다. 정치권력을 잡고 있는 이들이 학생은 공부만 하고 선생은 가르치는 것만 잘하면 된다고 말하는데 본말전도다. 이를 반대하는 세 글자가 ‘민주화’다. 사람은 누구나 정치적 권리와 자유가 있다. 다만 정치인으로 나서려면 거짓말도 잘해야 하고 자기가 한 말도 잘 잊어먹어야 하고 야한 사진도 잘 검색해야 하는데 나는 컴맹이라 야한 사진도 검색 못 하고 토크콘서트하면서 시즌 5까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다 기억하니 정치인은 못할 것 같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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