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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투자 축소 없다는 삼성전자 ‘안간힘’ 보라

입력 2023-02-15 14:05 | 신문게재 2023-02-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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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혹한기를 건너는 삼성전자가 투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했다. 반도체 투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호실적을 보인 자회사에서 현금을 빌린 것이다. 투자를 지속한다는 의지이지만 반도체 보릿고개라는 뜻도 된다. 지난해 12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개정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고꾸라졌다. 국회 입법을 위한 문턱을 못 넘은 직후에 듣는 뉴스다. 대비효과가 크게 다가온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반도체 투자 재원의 일시 부족이 아닌 반도체 업계의 전반적 활력의 필요성이다. 삼성, SK하이닉스를 위시한 반도체 관련 기업에 현 단계에서 매우 유용한 수단이 세제 지원이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적자를 겨우 면하고서도 투자하겠다는데 국가전략기술을 바라보는 국회의 태도는 너무 안일하다. 법안 상정조차 합의 안 될 때 알아봤지만 이럴 줄은 몰랐다. 미래 수요에 대한 기술 리더십 강화와 직결된 것이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상향 법안인데 말이다.

설비투자 세액 공제는 반도체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실질적·실효적인 방안이다. 지난번의 찔끔 상향 때 “차라리 부결시켜 달라”는 목소리까지 산업계 등에서 불거진 이유가 있다. 각국의 초격차 경쟁을 봤고 반도체 생태계 위축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회는 대기업 특혜 주장으로 모자라 이익환류 담보 주장을 이제 덧붙인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발등의 불이다. 일부 의원이 제기하는 ‘선순환’은 여기서 파생된다. 조만간 추가로 조세소위를 연다는 불씨를 지금 곧 살려내야 할 것이다. 여야 합의까지 넘어야 할 산은 조세소위 이후 어쩌면 더 늘어났을 수도 있다.

다른 나라를 또 보자. 모든 기계·장비가 투자로 인정되는 대만은 R&D 투자에 대한 25% 세액공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토지, 건물, 차량·운반구, 선박·항공기, 공기구 등이 쏙 빠진 국내의 반도체 기업은 똑같이 투자해도 감면액이 적다. 반도체 한파를 참고 견딘 삼성전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 축소를 하지 않으려 이렇게 안간힘이다. SK하이닉스는 투자를 전년 대비 50% 감축한다고 하고 있다. 모두 투자를 늘릴 여력이 부족한 것이다.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공제가 절실하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확대로 반도체 우위를 지키는 일 이상의 명확한 투자효과, 정책효과가 무엇인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는 세계 조류가 안 보이나. 정부 지원 격차가 초격차가 되지 않으려면 조특법 개정안을 어서 재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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