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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건전 영업관행 CEO 책임”…금감원, 증권사에 경고

두 달 만 27개 증권사 CEO 소집…“채권 돌려막기 엄정 대처할 것”
애널리스트 리서치보고서 관행도 쓴소리

입력 2023-07-05 15:58 | 신문게재 2023-07-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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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은 5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증권사가 고객의 돈을 맡아 운용하는 자산관리 서비스인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 관련 불건전 영업관행을 강력 질타했다. 금감원은 “불건전 영업관행은 CEO의 책임”이라며 엄정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문 부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내외 27개 증권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랩·신탁 관련 불건전 영업관행은 CEO의 관심과 책임의 영역”이라며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영업관행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이 증권사 대표들을 소집한 것은 지난 4월 말 소시에테제네럴(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함 부원장은 “랩·신탁 불건전 영업관행에 대한 금감원 점검의 핵심내용은 일부 증권사가 고객의 랩·신탁 자산을 운용하면서 특정 투자자의 이익을 해하면서까지 다른 투자자에게 손실을 보전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이상 고객자산 관리·운용과 관련한 위법행위를 실무자의 일탈이나 불가피한 영업관행 탓으로 돌릴 순 없다”며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인 최고경영진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금감원은 지난 5월부터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랩·신탁 업무실태에 대한 집중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증권사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단기 투자상품인 랩이나 신탁 계좌에 유치한 자금을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일명 ‘미스매칭(만기 불일치)’ 전략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관행으로 자리 잡은 이른바 ‘채권 돌려막기’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지난해 하반기 자금시장 경색으로 채권형 랩·신탁에서 대규모 환매 요청이 발생하자 일부 증권사가 채권 돌려막기로 고객의 투자손실을 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함 부원장은 이날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쓰는 리서치보고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최근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주가 급락 8개 종목 중 4개만 리서치보고서가 있었고, 이중 3개는 모두 매수 의견뿐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국내 증권사의 매수 일변도 리서치관행에 대해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또 “애널리스트가 자료를 악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함에 따라 리서치보고서에 대한 신뢰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그간의 관행에 대한 자성 없이 시장 환경만 탓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함 부원장은 리서치보고서 신뢰도 제고를 위해 애널리스트의 성과 평가, 예산 배분, 공시 방식을 개선하고, 독립리서치 제도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jun89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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