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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시대착오적 여성 묘사… ‘더킹’·‘부부의 세계’·‘한번 다녀왔습니다’ 논란

[트렌드 Talk] '바뀐 시대' 못 따라오는 드라마들

입력 2020-04-24 07:00 | 신문게재 2020-04-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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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더킹: 영원의 군주’의 한장면(사진=방송화면캡처)

 

“와이어가 없는 브라는 가슴을 못 받쳐줘서요.”(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 中 구서령 대사)

드라마는 사회현상을 반영한다. 그러나 최근 방송된 인기 드라마들이 사회현상과는 정반대되는 대사로 여성을 묘사하면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스타작가인 김은숙 작가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시대착오적 대사로 홍역을 치렀다. 극 중 대한제국의 최연소 여성총리인 구서령(정은채)은 첫 등장에서 보안검색대를 지나다 신호가 울리자 ‘와이어가 없는 브라’를 운운해 거센 질타를 받았다. 설상가상 구서령은 황제와의 스캔들로 국정지지율을 높이려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구서령의 묘사가 여성 정치인의 모습을 왜곡하고 최근 ‘탈 코르셋’ ‘탈브라’ 운동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더 킹’은 남성 시청자들에게도 불쾌하다는 비난을 들었다. 극 중 이민호가 연기하는 황제 이곤이 조정경기에 출전하자 관중석의 관객들이 “역시 남자는 적게 입고 많이 움직여야 돼”라고 말한다. ‘더 킹’ 드라마 게시판에는 “남성을 향한 성희롱”이라며 제작진과 작가의 사과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SBS와 제작사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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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한장면 (사진=방송화면캡처)

화제 속에 방송 중인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8일 방송된 8회에서 지선우(김희애)가 집에 침입한 괴한에게 폭행당하는 신을 지나치게 폭력적으로 연출해 보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카메라가 괴한의 시점에서 지선우를 바라보며 지선의 목을 조르고 내동댕이치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끼쳤다는 의견도 있었다. ‘부부의 세계’는 6회까지 19세 시청가였지만 해당 장면이 방송된 8회는 15세 시청가였다.

뿐만 아니다. 극 중 손제혁(김영민)과 유흥업소 직원 조이(오소현)의 외도를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20대 여성을 ‘꽃뱀’으로 설정해 불쾌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극중 조이는 손제혁에게 “아저씨 돈 많죠? 나 백 하나 사줄 정도는 되지 않아요”라고 묻는다. 손제혁이 “왜 가방을 사줘야 하냐”고 묻자 “이제부터 내가 아저씨 애인해 줄 거니까요”라고 답한다. 손제혁의 바람기를 묘사하기 위한 설정이라고 해도 남자의 경제력과 여성의 젊음을 맞바꾸는 장면은 여성혐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JTBC는 논란에 대해 침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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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방송된 KBS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도 유흥업소 장사를 그만둔 강초연(이정은)이 함께 일한 직원들과 김밥집을 개업하면서 마치 유흥업소처럼 호객행위를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공영방송에서 주말 저녁 시간에 방송되는 가족드라마에 이 같은 묘사가 나오자 게시판에는 “선정적인 장면에 화가났다”, “아이들이랑 보기 낯뜨거웠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제작진은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장면이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리게 되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조금 더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방송과 다시보기를 포함해 이후 제공되는 일체의 방송분은 수정 편집본으로 대체하겠다”고 덧붙였다.

형식적인 사과지만 논란의 드라마 중 입장을 밝힌 작품은 KBS가 유일하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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