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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음주·흡연, 욕설과 여성 혐오…부부의 세계, 아역들의 세계

[트렌드 Talk] 아역배우 일탈은 '어른 잘못'

입력 2020-05-14 17:00 | 신문게재 2020-05-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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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 속 아역배우. 진진서(왼쪽)와 정준원(사진제공=JTBC, 다인엔터테인먼트)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설정으로 비판과 찬사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는 JTBC ‘부부의 세계’ 아역들이 연달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극 중 지선우(김희애)와 이태오(박해준)의 아들 이준영 역으로 출연 중인 진진서와 준영의 학우이자 폭력으로 얽힌 차해강 역의 정준원이 각각 부적절한 표현, 음주·흡연 등으로 구설에 휘말렸다.

2004년생 정준원이 음주·흡연 사진과 친구 엄마를 언급한 댓글 그리고 2006년생 진진서가 손가락 욕과 더불어 “여자 다 꺼지세요”라고 쓰인 그림 등 SNS 게시물로 논란을 불렀다. 정준원은 드라마에서 하차하며 소속사 다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진진서의 소속사 티원엔터테인먼트도 공식입장을 통해 사과하고 해당 게시글에 대해 “중학교에 입학 후 보호자에게 이성교제 금지를 받은 뒤 당시 또래에서 ‘여친 있음’, ‘연애 안함’ 등의 표현으로 쓰이던 그림을 첨부하여 게시한 것”이라며 “친구들 사이에 유행하는 사진을 전달받아 올렸을 뿐, 해당 사진의 상징성이나 내포하는 의미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였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아직 성장 중이며 가치관의 기준이 잡히지 않은 어린 배우에게 많은 지도를 해주지 못한 소속사의 미흡함을 인지하고 보호자와 함께 아이의 언행 및 태도 등에 관한 바른 기준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 지도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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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배우들은 드라마, 영화 등의 출연으로 섣부르게 성인들의 세계에 진입하게 되는가 하면 부부의 이혼,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등의 끔찍한 상황들을 연기를 통해 간접 경험하게 된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결혼으로 맺어진 부부의 민낯을 지나치리만치 현실적으로 담아냈다는 찬사를 받는 동시에 지나치게 성적·폭력적 장면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작품이다. 

그 촬영현장에서 혹은 대본의 내용으로 부부·연인·부자 사이의 폭력, 여성에 가해지는 차별과 모욕, 부부의 반복되는 부적절한 관계를 통한 윤리의 추락,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성(性) 등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는 아역배우들의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드라마 중 노출되는 윤리적·성적·감정적 폭력을 대하는 아역배우들의 관리 소홀은 그들의 윤리의식, 성인지 감수성, 가치관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곤 한다. 어린시절 뤽 베송 감독의 ‘레옹’에 출연했던 나탈리 포트만은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촬영 당시 보다 촬영 후 (미성년인) 나를 성적으로 대상화시켜 바라보는 시선들이 견디기 힘들었다”며 끔찍했던 2차 피해를 토로하기도 했다.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는 “역할에 몰입해 자신의 정서적 경험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 연기다. 어린 연기자들이 현실과 간접 경험을 건강하게 분리해 소화하기에는 당연히 무리가 따른다”고 소견을 전했다. 

이어 “폭력 등 부정적인 내용에 무리하게 내던져지거나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청소년으로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성인의 세계 혹은 드라마 속에 자신을 위치시킬 위험이 없지 않다”며 “현실과 드라마 세상의 불일치로 가지게 되는 심리적 불편감,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구축될 윤리의식, 성인지 감수성, 가치관에 반영된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안 대표는 “특히 청소년기는 자기 힘과 능력에 대한 확인에 집중하는 시기인 만큼 성과 폭력 같은 자극적 이슈를 무분별하게 접촉할 경우 일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성인들의 세계에 노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조심스럽고 세심하고 철저한 준비와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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