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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극단적 선택 부르는 사이버 불링

[트렌드 Talk] 사이버 폭력 심화

입력 2022-02-10 19:00 | 신문게재 2022-02-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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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해설을 하고 있는 지금도 (게시글 알람이) 계속 울리고 있습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1000미터 쇼트트랙 경기에서 발생한 편파판정을 지적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의 박승희 SBS 해설위원은 9일 남자 1500미터 준결승 중계 중에도 SNS에 몰려와 공격을 해대는 중국 네티즌들에 대해 언급했다.

비단 박 해설위원만의 일이 아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마트폰 메신저,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으로 특정인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동 혹은 현상을 일컫는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은 남녀노소, 직종 등에도 상관없이 확산 중이다. 메신저, 휴대폰, SNS 등 괴롭히기 위해 선택하는 플랫폼도, 카카오톡에서 왕따를 시키는 ‘카따’를 비롯해 ‘떼카’(단체방에 초대해 단체로 욕설 퍼붓기), ‘카톡감옥’(피해 상대가 대화방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계속 초대하기), ‘방폭’(단체방에 피해 대상을 초대한 후 혼자 남겨두기)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남자프로배구 김인혁,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레프트 김인혁이 세상을 떠났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난 4일 “김인혁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8월 18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경기에서 삼성화재 김인혁이 스파이크 공격을 하는 모습.(연합)

 

4일 삼성화재 블루팡스 배구단 소속의 레프트 공격수 김인혁이 세상을 떠났는가 하면 5일에는 게이머이자 인터넷방송 BJ 잼미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인혁은 성적 취향과 외모, 잼미는 남성 혐오 제스처를 취한 데 대해 불특정 다수의 악플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7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모녀살인범 유튜버사망사건) 가해자유튜버랑*****.****** 강력처벌을 요청합니다’라는 청원 글이 올라와 16만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사이버폭력 경험률 65.8%로 지난해보다 11.1%포인트 증가했다.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사건 발생건수(2019년 1만 6644건, 2020년 1만 9377건)가 16.4%나 상승한 경찰청 통계에서도 사이버 불링 증가세는 감지된다. 전 세계적으로 2020년 이후 SNS를 활용한 10대 청소년 사이버 불링이 70% 증가했다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그 괴롭힘의 유형도 언어폭력, 명예훼손, 스토킹, 성폭력, 신상정보 유출, 따돌림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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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여러 개의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사이버 불링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 대전제로 법적 조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비대면 왕따, 폭력 등이 교묘하게 극심해지고 있다”는 다수의 전문가들은 “자율적 통제” “스스로 깨닫는 시민 윤리의식 고취” 등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이재경 건대교수·변호사는“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처벌 규정이 있음에도 불특정 다수에 대한 고소 절차 진행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재범 빈도가 높아 사실상 보호되지 못하는 셈”이라며 “그동안 논의됐던 (벌금형보다) 더 중한 처벌과 인터넷 준(準)실명제 도입 등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법적 소견을 밝혔다. 이어 “플랫폼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며 “이용자 200만명 이상의 SNS 플랫폼 사업자가 특정 대상을 겨냥한 혐오 콘텐츠를 24시간 안에 차단하도록 의무화하는 독일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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