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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마냥, 배우......김의성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특송' 백사장 역할
"배우 안 했다면 '밥 맛 없는 기자'됐을지도"

입력 2022-01-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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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
후배들에게 격의없고 제작자들 사이에서 ‘돈값’하기로 유명한 김의성. 영화 ‘특송’에서 현실적이고 의리있는 역할로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을 예정이다. (사진제공=NEW)

 

영화 ‘특송’은 무려 2년 전 촬영이 끝난 영화다. 요즘 극장가에 이런 묵힌 한국 영화가 한 두 편이 아니지만 여성 원톱 주연의 카체이싱을 ‘보는 맛’은 꽤 새롭다. ‘특송’은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배송하는 성공률 100%의 드라이버 은하(박소담)가 한 아이를 차에 태운 뒤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펼쳐지는 범죄 액션물이다.

김의성은 영화에서 특송 전문 업체 백강산업의 백사장을 연기한다.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의뢰 받고 수익 분배를 위해 은하와 끝까지 타협하는 프로 비즈니스 맨이지만 위험에 처한 그들을 모른 척 하지 않고 끝까지 돕는 인물.

 

영화 ‘암살’을 비롯해 ‘부산행’의 인면수심 용석,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친일파 이완익 등 다수의 작품에서 악역을 맡아왔던 그는 “여성 주인공이 액션을 주도하는 시나리오라 끌렸던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송김의성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영화 ‘특송’의 캐릭터 포스터.(사진제공=NEW)

  

지난 5일 화상인터뷰로 만난 그는 백사장에 대해 “마냥 착한 사람은 아니고 현실적이고 칼 같은 말을 잘 하는 인물”이라면서 “사회에서 중년 남성들이 나쁜 행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여전히 악역이 많이 들어 오는 편이다”고 웃어보였다.

합법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불법이라고 할 수도 없는 ‘특송’에서 백사장은 은하를 그저 직원으로만 대하지 않는다. 친구이자 동료, 가끔은 보호자가 되어준다.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겉으로는 퉁명스러워도 은근히 챙겨주는 면모를 보인다. 당연히 악인인줄 알았는데 선인을 넘나들며 영화의 재미를 증폭시킨다. 극중 송새벽과 박소담이 팽팽하게 활시위를 당긴다면 김의성이 송진가루 같은 유연함으로 어루만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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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은 “박소담과는 예전 소속사가 같기도 했지만 인간적으로 참 좋아했던 친구였기에 첫 주연작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사진제공=NEW)

“만약 은하같은 특송이 존재한다면 중계동에 사시는 어머니에게 반찬배송을 맡길 것 같아요. 빠르고 안전하니까요.(웃음) 어느 덧 50대 후반이 되니 부모님 걱정이 더 많아지네요. 촬영장에서도 나이가 가장 많은 편이이라 그런가. 이제는 조용히만 있어도 지나치게 잘 해주는게 느껴져요. 전 동료들에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보다 ‘일하면 좋은 파트너’란 평을 듣고 싶거든요. ‘어려워서 피곤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거기에 돈 주는 만큼 연기해내는 배우라는 평을 들으면 더 좋겠죠?“  

 

많이 알려져있는 이야기지만 김의성의 연기데뷔는 꽤 독특하다. 1987년에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에 다니고 있었고 스스로의 표현 대로라면 평소 책 읽기를 좋아해 사지선다형인 그 해 시험을 잘 친 덕분이었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고 있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며 공부에 뜻이 없음을 발견하고 연기를 하다 시작한 사업은 해외에서 무려 10년간 이어졌다. 김의성은 “지금 돌아보니 남자 나이 서른 다섯부터 마흔 다섯까지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다”면서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이 더없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연기를 안했다면 굉장히 밥 맛없고 쓴소리 잘하는 기자가 돼 있을 것 같긴 해요. 시사 프로그램 진행이요? 후회는 없지만 다시 하라고 하면 다시 하지는 않을 거예요. 평생 한번 해보고 싶은 걸 해봤고 의미있는 일이었죠. 하지만 배우에게는 아무튼 부담스러운 일인 건 사실입니다. 그 부담을 기꺼이 지겠노라 한 일이지만요. 이제는 그동안 안 해본 예능에 도전을 한번 해 볼까 합니다만.”  

 

요즘 인기있는 예능 프로그램 제목이 한 두개 나오자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기본 촬영이 3박 4일이란 말에 “말 만 살살 하는 건 없느냐?”는 개구진 답변이 돌아온다. 자신이 ‘특송’에서 하려다 만 액션에 대해서도 “시나리오에 이미 맞고 기절한 걸로 나오기에 한 것도 있다.(웃음)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은데 솔직히 무섭고 걱정이 먼저 앞선다. 액션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얼굴만 나오는 비겁한 배우로 남고 싶다” 특유의 말빨(?)을 이어갔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연기를 하면서 선배들과 연기한 기억이 별로 없어요. 기회가 된다면 신구,박근형 선생님들 같이 멋진 대배우님들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습니다. 욕심으로는 지금은 돌아가신 김승호 선생님(배우 김희라 아버지)이 출연하는 뒷배경으로라도 좋으니 한 화면에 잡혀봤으면 좋겠어요. 단 한번 만이라도!”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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