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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60년 연기 한 우물… 오영수가 보여준 K어르신의 품격

[별별 Tallk] 골든글로브 수상보다 빛난 오영수의 일상

입력 2022-01-13 18:30 | 신문게재 2022-01-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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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은 오영수가 11일 오후 서울 대학로 티오엠에서 열리는 연극 ‘라스트 세션’ 출연을 위해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

60년간 묵묵히 연기 한 우물을 판 배우 오영수(79)의 깜짝 골든글로브 수상에 국내외 누리꾼들은 물론 세계 언론도 주목했다. 한국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1번 참가자 오일남을 연기한 그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버리힐스 호텔에서 개최한 시상식에서 TV시리즈 부문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석세션’(Succession)의 키에라 컬킨, ‘더 모닝쇼’(The Morning Show)의 빌리 크루덥·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Ted Lasso)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스타들과 경합 끝에 성취한 결과다. 

미국 CBS는 오영수의 수상에 대해 “올해 골든글로브는 몇몇 스타들이 역사를 새로 썼다”며 “‘오징어게임’ 스타 오영수가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고 소개했다. CNN은 “‘오징어게임’ 스타 오영수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독창적인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순식간에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인기 드라마라는 명예를 얻었고 극 중 오영수는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였다”며 “(골든글로브 수상에 따라) 78살 그의 연기 이력은 결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브스의 전망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오영수는 골든글로브 수상 다음날인 11일에도 자신이 출연하는 연극 ‘라스트세션’ 무대에 섰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공연 4시간 전에 극장에 도착해 90여분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수상 직후 취재진의 전화 인터뷰 요청도 “공연 준비를 해야 한다” 정중히 거절했다. 매 무대 최선을 다하는 오영수의 진심을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다. 

달라진 건 관객의 반응이다. ‘라스트 세션’은 이달 남은 공연이 전석 매진됐다. 11일 공연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무대를 향한 오영수의 진정성을 기리는 찬사와 존경의 박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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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어른 오영수’의 매력에 한껏 빠졌다. ‘오징어게임’에서 “우린 깐부야”라는 대사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그가 작품의 진정성을 위해 상업광고를 거절한 사연, 골든글로브 수상 후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며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라는 소감이 공감을 얻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MBC ‘놀면뭐하니’ 출연했을 때 발언도 재조명 받고 있다. 당시 오영수는 “(연기의) 시작은 우스웠지만 시대가 안고 있는 것을 관객들에 던질 때 환희가 밀려와 배우로서 긍지를 느꼈다. 인생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으로 연기한다”며 “우리 사회가 1등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흘러갈 때가 있다. 진정한 승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애쓰면서 경지에 이르려 하는 사람”이라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SNS에는 “이 시대 진정한 어른” “한길을 꿋꿋이 걸어온 노배우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반응이 올라왔다. 

정치권도 오영수에게 경의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배우 오영수 님의 반세기 넘는 연기 외길 여정이 결국 나라와 문화를 뛰어넘어 세계무대에서 큰 감동과 여운을 만들어냈다”며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배우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도전하고 노력하는 가치가 옛날과 같지 않은 오늘날, 그래도 진심은 통한다는 깨달음을 일깨워 주셨다”며 “오영수 배우님의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세계인의 깐부 할아버지, 오 배우의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최근 국회를 통과한 ‘문화예술교육진흥법’과 같은 문화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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