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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6월의 어머니'를 떠나 보내는 영화 '1987'의 진심!

[트렌드 Talk] 故배은심 여사 찾은 영화 '1987' 팀

입력 2022-01-13 18:00 | 신문게재 2022-01-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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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강동원이 지난 9일 광주 조선대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배은심 여사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강동원은 이한열 열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1987'에서 이 열사를 연기한 것을 계기로 이한열 기념사업회에 2억원을 기부하고, 배 여사와 인연을 이어왔다.(연합)

“편히 쉬시길….”

영화로 맺은 인연은 생애 마지막 가는 길까지 이어졌다. 지난 9일 82세를 일기로 별세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빈소에서 영화 ‘1987’의 의리가 빛났다. 이날 강동원은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배은심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검정색 외투를 입은 강동원은 유족에게 가벼운 목례를 한 뒤 분향소로 들어서 30초 간 배 여사의 영정을 바라봤다. 그는 “영화 끝나고도 찾아 뵙고 종종 연락 드렸다”며 “정신이 없어서 올해는 통화만 해서 마음이 안 좋다”고 비통한 모습을 보였다. 

극 중 이한열 열사 역할을 맡아 연기한 강동원은 출연이 결정되자 배은심 여사를 여러 차례 만나며 진정성을 보였다. 2018년에는 이한열기념사업회에 익명으로 2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배 여사는 생전 강동원에게 “키가 큰 게 닮았더라. 우리 아들이 정말 저렇게 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우리 아들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표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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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개봉한 ‘1987’은 1987년 민주화 운동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세력과 목숨을 걸고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723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큰 성공을 거뒀다.

10일 빈소에 방문한 장준환 감독은 “광주 집을 방문했을 때 밥을 지어 먹여 보내겠다고 서둘러 준비하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배 여사님은 지금까지 30여년을 치열하게 투사로 살아오셨다.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아드님과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시길 바란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각본과 각색을 쓴 김경찬 작가도 일찌감치 빈소에 찾아와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배 여사는 지난 3일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8일 퇴원했다. 이후 다시 쓰러져 깨어나지 못한 채 9일 오전 5시 28분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숨졌다. 평범한 주부이던 고인은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당시 아들인 이 열사가 연세대 앞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그의 뜻을 이어 평생을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고인의 유해는 이 열사의 묘와 직선거리로 1㎞ 남짓 떨어진 곳에 마주보고 묻힘으로써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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