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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내일을 본다⑤] 20년 외길 쎄닉 "SiC 소재 공급망 내재화 필수"

전력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쎄닉…국내 유일 SiC 잉곳·웨이퍼 생산
"기업들, 공급망 내재화로 협력사 경쟁력 강화해야"

입력 2023-07-27 08:15 | 신문게재 2023-07-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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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대부분은 우리 기업들에 의해 생산되고 있습니다. 또,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DB하이텍 등 글로벌 10위권 내에 위치하는 등 파운드리와 AI반도체 팹리스 등에서 활약하고 있고요. 수출의 큰 축 역시 반도체 몫 입니다. 가히 반도체로 먹고 사는 ‘반도체의 민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에 따라 브릿지경제는 매주 1편 씩 총 10회에 걸쳐 21세기 반도체 산업의 기초 농사꾼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들을 들어 봅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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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 전력반도체 웨이퍼.(사진=쎄닉)

 

“전략적으로 특허를 확보해 가면서 소재를 개발하는 회사가 국내에 거의 없습니다. 쎄닉은 20년 동안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파고든 회사고요. 양산을 앞둔 SiC 전력 반도체용 소재 같은 경우에는 100% 쎄닉의 자체 기술로 만들어졌습니다.”

 

20년째 전력반도체 소재를 취급해온 쎄닉(Senic) 구갑렬 쎄닉 대표의 뼈 있는 일성이다.

구 대표는 “국내 전력반도체 업계가 연구개발(R&D) 계획 단계부터 전략적 특허 로드 맵 작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특허의 빈 곳을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전력반도체 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전기차와 충전기 등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전력반도체에 대한 관심 역시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 등 굵직굵직한 기업들까지 전력반도체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점 찍고 시장 진입을 선언할 정도로 뜨겁다. 반도체업계 전반에 전력반도체가 미래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전반에 걸쳐 가장 큰 문제는 전력반도체 생산을 위한 소재, 부품 등이 국산화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의 95% 이상이 수입되고 있는데다 국산화를 위해 연구를 이어가도 글로벌 메이저 회사의 특허 공격을 피해나갈 길이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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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 전력반도체 소재를 양산하는 쎄닉(Senic) 사옥 전경.(사진=쎄닉)

 

쎄닉은 지난 2004년부터 SiC(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용 소재만을 고집해온 소재의 스페셜리스트 기업이다. 회사가 시작할 때 2인치 웨이퍼로 연구개발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8인치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웨이퍼 가공, 분석 등 공정의 전 과정은 쎄닉의 공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전력반도체용 웨이퍼 생산에 필요한 SiC 잉곳 성장 기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쎄닉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다. 잉곳은 실리콘카바이드 분말을 고온에서 승화시켜 만든 일종의 기둥이다. 균일한 두께로 절단할 시 웨이퍼가 만들어진다. SiC 잉곳을 성장시키는 것부터 절단하는 과정까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해 국내 기업들이 쉽게 도전하기 힘들다.

가장 필요한 반도체 장비 역시 해외 제품이 대부분이다. 대부분 독일과 일본 제품으로 쎄닉 역시 해당 장비들을 사용했었다. SKC에서 쎄닉이 독립하며 국내에 소재 밸류체인을 구성하자는 목표로 장비 기업과 협업해 8인치 잉곳을 만드는 장비를 함께 개발했다. 공급망 내재화에 첫 발을 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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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치부터 8인치까지 쎄닉의 각종 SiC 웨이퍼가 사내에 전시됐다.

 

구 대표는 “20년간 독일과 일본의 장비를 사용해온 노하우에 장비 기업 에스테크의 기술이 더해져 8인치 잉곳 성장 장비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원재료는 아산에 위치한 하나머터리얼즈, 연마 공정과 연마액도 케이씨텍과 협력하며 쎄닉은 연구개발부터 양산까지 거의 100%에 근접한 국산화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쎄닉이 공급망 내재화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소부장이 받쳐줘야만 국내 반도체 업계가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전력반도체 시장 확장을 대비하는 준비과정이기도 하다. 기술력에서 앞서가는 해외 선진업체는 핵심 소재를 내재화했다. 메모리에 비해 원재료비가 높은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수익을 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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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닉 구갑렬 대표.

 

구 대표는 “한국이 반도체를 잘하다 보니 디바이스를 만드는 데만 집중해 소재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정부에서는 시장이 성장할 수 있도록 배경을 만들어주고, 기업들은 공급망 내재화를 위해 협력사의 경쟁력을 키워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재 하나만 잘 만들면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며 “한 단계씩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쎄닉은 지난 6월 중 나이스디앤비에서 진행하는 모의 기술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으며 내년 초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평가를 최근 신청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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