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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카드 수수료에 주유소 골병들었다”… 김정훈 한국석유유통협회 회장

[브릿지 초대석] 김정훈 한국석유유통협회장
주유소 카드결제 수수료, 경영난 가중…“유류세분 수수료까지 부담은 불합리”

입력 2023-08-29 06:12 | 신문게재 2023-08-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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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국석유유통협회장이 서울 강남구 협회 회관에서 브릿
김정훈 한국석유유통협회장이 서울 강남구 협회 회관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철준PD)


“단일업종 중 주유소업계의 연간 카드 매출이 매년 10조원을 훌쩍 넘습니다. 지난 2011년 주유소업계가 냈던 카드수수료 규모만 해도 7368억원에 달합니다. 이후 유류 소비 증가율을 고려하면 주유소 카드수수료 연간 전체 규모는 최소 8000억원에서 1조원 안팎에 이를 겁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국석유유통협회 회관에서 브릿지경제와 만난 김정훈 회장은 “인건비를 제외한 주유소업계 경영난의 최대 원인은 카드결제 수수료”라고 지목한 뒤 “주유소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현행 1.5%에서 0.8~1%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드 수수료 문제는 석유업계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실제로 주유소 카드수수료는 지난 1891년 2%에서 1985년 1.5%로 인하된 후 38년간 변화 없이 유지돼 왔다.

그러는 동안 주유소의 신용카드 결제 비율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는 부분도 주유소 경영난의 요인으로 꼽힌다. 1997년 50% 안팎에서 출발한 주유소 신용카드 결제 비율은 2001년 60%로 상승했고, 2011년 90%에서 현재는 95%를 상회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카드 손님인 셈이다.

문제는 주유소가 유류세 부분에 대한 카드수수료까지 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류세는 유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휘발유, 경유 등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소비자 판매가격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예를 들어 휘발유 가격이 리터(L) 당 1500원일 때 22.5원이 카드수수료라면, 그중 13.5원이 유류세분의 카드수수료”라고 호소했다. 즉, 유류 판매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유류세 분까지 주유소가 카드수수료를 부담하고 있어 실질 수수료는 3%에 육박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주유소업종의 영업이익률은 1.8~2.2% 수준에 불과하다. 음식점이나 타 업종과 비교해도 박리 수준이다. 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음식점의 카드수수료율은 2.5%대로 주유소보다 높지만, 매출 이익 대비 카드수수료율이 10.4%인데 비해 주유소는 23.1%를 차지하고 있다. 

 

김정훈 한국석유유통협회장이 서울 강남구 협회 회관에서 브릿
김정훈 한국석유유통협회장이 서울 강남구 협회 회관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철준PD)

 

석유유통협회는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전혀 먹혀 들지 않아 답답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하소연이다. 지난 2021년에는 주유소 카드수수료를 1%로 인하해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1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했고, 협회 차원의 성명서와 함께 연서명 명부를 청와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회 상임위원회 등에 수차례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 외에도 유류세 분에 대한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재부에 수차례 건의했고, 국회를 통해 조세특례제한법상 ‘유류세분 카드수수료의 소득공제’ 입법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 국가와 카드사를 상대로 유류세분 카드수수료 환급 및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패소하는 아픔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협회는 올해 카드수수료를 규정하고 있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여전법에서 카드 결제와 현금 결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법 개정을 통해 주유소 현금 결제 우대를 허용함으로써 현금결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차라리 현금 결제 우대를 허용하면 카드수수료분에 해당하는 만큼 할인판매를 할 수 있어 곧 소비자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실제로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주유소 현금 결제 시 카드 수수료분을 할인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결국 주유소의 가격 인하 경쟁이라는 부수적 효과도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이 같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오는 10월 국회 정책토론회도 개최한다.

“당장 카드수수료 인하가 어렵다면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가격에 따라 탄력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한 김 회장은 “앞으로도 협회는 △주유소 카드수수료율 0.8~1%로 인하 △유류세분 카드수수료 부담 완화 △카드사 적격비용 공개 및 재산정 △가맹점 단체와 수수료율 협상 개시 등을 추진해 업계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국내 석유대리점을 주로 대변하는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정유4사와 석유대리점 약 550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대리점 사업자들이 주유소를 함께 경영하는 경우가 많아 최초 공급자인 정유사와 최종 소비자 사이에서 석유제품의 수급과 유통을 담당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담=송남석 산업IT부 국장 songnim@viva100.com
정리=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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