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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號 50일'…포스코, 氣가 살았다

'덕장형 리더', '미스터 폴더인사' 장인화의 경영철학
임원주차장 먼저 폐지하고 급여도 반납…1조원 절감
"넥타이 부대 이젠 사라져"…포스코, 일·가정 양립

입력 2024-05-09 06:06 | 신문게재 2024-05-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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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포스코 회장
장인화 회장이 포항제철소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9일로 출범 50일을 맞는 포스코 장인화호(號)가 ‘임원특권’ 내려놓기 등 조직문화 혁신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최근 서울 본사인 포스코센터 내 임원전용 주차장을 전면 폐지했다. 지하 주차장 초입부터 빽빽하게 임원 전용 구역임을 안내하던 문구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조직문화 혁신에 나선 장인화 회장이 가장 먼저 조치한 혁신이다. 장 회장은 임원 1명당 2명씩 붙던 수행비서도 과감하게 줄였다. 임원 급여도 20% 반납키로 하면서 연간 1조원 안팎의 원가 절감도 가능해졌다. 논란이 됐던 임원들의 스톡그랜트(주식보상제)도 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포스코가 임원에게만 제공하던 일종의 특권을 과감하게 철폐할 수 있었던 것은 장 회장의 소신에 따른 것이다. 실제 장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임원특권을 내려놓고 더 겸허한 자세로 솔선수범하겠다”고 선언했다. 장 회장은 취임 이전에도 ‘미스터 폴더인사’로 불릴 만큼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기로 유명했다. 까마득한 후배에게도 90도 인사를 한다고 해서 붙은 별칭인데 나이어린 후배에게도 하대를 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후문이다.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보단 일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모습에 ‘덕장형 리더’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변화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며 “3년 전만 하더라도 양복에 넥타이까지 하는 문화였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임원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지만 반대로 평사원에게는 다양한 복지혜택을 통해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 복장 완전 자율화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격주 4일 근무제가 대표적이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육아지원제도는 파격적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경쟁사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남성 직원의 육아 휴직자가 최근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난임 치료비는 1회당 100만원,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고 둘째 이상은 500만원의 출산장려금도 준다. 포스코의 육아지원 제도를 연구한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포스코의 가족·출산친화제도는 직원의 직무만족도와 업무몰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각 사업장을 돌아보는 ‘현장경영 100일’에 돌입한 것도 임원특권은 없애고 직원들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해 실제 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차원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장님의 현장경영 100일이 중반을 넘어선 상태인데 끝나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대책들이 또 나오지 않겠냐”면서 “기존 중후장대라는 산업적 이미지나 남성 중심의 문화를 깨고 MZ세대에게 포스코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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