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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 럼피스킨병, 물가에도 영향 없게 관리해야

입력 2023-10-30 14:14 | 신문게재 2023-10-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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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발생한 소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살처분과 긴급 방역에도 꺾이지 않고 있다. 충남 서해안 한우농장에서 발생 이후 서해안을 중심으로 돌다가 전국 내륙으로 확산 중이다. 높은 인건비와 사료가격으로 고통받는 축산농가의 시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잊을 만하면 연례적으로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시달리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다행히 방어가 가능한 백신이 있다. 바이러스성이라 전염력이 워낙 강해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믿을 것은 백신 접종과 소 사육농장 차단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는 당국이다. 이달 20일 발생이 첫 보고됐지만 최소한 한 달 전쯤 국내에 럼피스킨 바이러스가 유입됐다고 보고 대처해야 한다. 또한 3주간의 항체 형성 기간을 고려하면 상황은 당분간 지속된다. 소고기 가격도 유동적이다. 한때 한우 고기 도매가격이 ㎏당 2만원을 넘겼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에는 이렇다 할 큰 변화는 없다. 여러 면에서 지금은 축산 분야의 골든타임으로 봐야 할 시기다.

그래도 빠른 안정화에 대한 기대가 살아 있는 것은 방역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추가 확산을 저지한다는 믿음이 사라지면 그땐 한우 공급의 재고량이 충분하다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다. 이동 제한 조치 등으로 단기적 출하를 못하게 되거나 수급 불안이 커지면 가격이 널뛰는 건 시간문제다.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도 있어 물가대책 차원에서 잘 관리해야 한다. 소고기 가격까지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를 자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럼피스킨병이 장기화하면 어떤 처방을 써도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가축질병으로 공급이 감소하면 생산자뿐 아니라 소비자 후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고기 소비심리 위축을 막는 것은 이 시간 이후로 전개될 방역 상황에 달렸다. 긴급 방역을 넘어 전국의 사육 소에 맞춰 백신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 농축협 소속 수의사 등 인력 지원에도 차질이 없길 바란다. 방역 수칙을 어긴 농가에까지 살처분 보상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확진 사례가 60여건 이상으로 늘면서 범위가 충남, 충북, 경기, 인천, 강원, 전북 등 전역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농가 직접피해액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우리 경제와 소비자를 위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정부의 긴급 백신접종 추진 정책에 향배가 걸려 있는 셈이다. 다음달 10일까지는 차등 없이 전국 모든 소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할 것이다. 11월을 마지노선으로 한 달 이내로 럼피스킨병 안정화를 이루는 게 목표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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