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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사법리스크 中] 바람 잘 날 없는 비은행권…고객 신뢰도 어쩌나

대주주 적격성·불완전판매 등 경영상 어려움 직면

입력 2023-11-28 13:43 | 신문게재 2023-11-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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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사법 리스크가 은행, 증권, 보험 등 특정 업권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사법 리스크는 경영진의 과오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엄중함을 더한다. 최근 불거진 금융권 사법 리스크의 배경과 파장을 가늠해 본다. <편집자주>


증권 보험 등 비은행권도 경영진의 대주주 적격성과 펀드 불완전판매 등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해 경영 환경에 어려움을 겪거나 신뢰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해당 금융사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도가 떨어지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상인그룹은 지난 27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주식처분명령 취소 청구 및 효력정지 신청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상상인은 지난 2019년 신용공여 의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거짓으로 보고하고, 대주주가 전환사채를 저가에 취득할 수 있도록 형식적으로 공매를 진행한 혐의로 금융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대주주인 유준원 대표는 직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상상인은 금융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지난 5월 금융위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위는 지난달 상상인 계열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해 주식처분 명령을 통보했다. 이에 내년 4월까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주식 90%가량을 처분해야 한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들의 대주주 자격을 상실로 인해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이다. 앞서 우리금융이 인수를 검토한 바 있지만, 부동산프로젝트파인낸싱(PF) 부실 규모 등을 이유로 인수 의사를 접었다. 상상인은 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소송과는 별개로 저축은행들의 매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저축은행, 흥국생명, 흥국증권 등 태광그룹 금융계열사들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사법리스크 재발로 인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진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횡령과 배임,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확정받은 뒤 2021년 만기 출소했다. 그는 지난 8월 ‘광복절 특별복권’ 사면으로 취업제한을 벗어나게 되면서 핵심 그룹 금융사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복권 두 달 만인 지난달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 혐의로 이 전 회장의 자택과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빌딩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 경기도 용인 태광CC 등을 압수수색했다. 직원 계좌로 허위 급여를 받아 회삿돈을 빼돌린 것과 태광 CC를 통해 계열사에 대한 공사비를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 등이다. 이번 사안의 처벌 결과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인해 이호진 전 회장은 대주주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어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경영 일선 복귀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신뢰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업계도 사법리스크로 인해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 금융위는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 대한 제재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위는 박정림 사장에 대해서는 기존 제재 수위보다 높은 ‘직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KB증권에 사전통보했다. 앞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결정한 문책경고보다 한단계 높은 조치다. 통상 금융위는 제재심 결정보다 징계수위가 올라갈 경우 당사자에게 추가 소명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사전에 수위를 통보한다.

이들 CEO에 대한 중징계가 이달 중 확정된다면 박 사장과 정 사장의 연임은 불가능하게 된다. 박 사장의 임기는 올 연말까지며, 정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1일까지다. 다만 양 부회장의 경우 오너가인 만큼 기업 지배구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부터 터진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 폭락사태 후폭풍이 불면서 각종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자 본업 경쟁력마저 약화되고 있다는 업계의 분석도 나온다. 신뢰를 잃은 투자자들의 이탈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키움증권은 SG사태와 관련해 투자자들과의 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최근 영풍제지 미수금 사건까지 터지면서 황현순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더불어 일명 ‘파두 사태’의 책임 증권사로 꼽히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파두의 상장 주관 증권사로서 책임론이 불거지며 사법리스크를 피하기 힘들어졌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파두가 코스닥시장 입성 후 3개월 만에 충격적인 실적 부진으로 주가 폭락을 겪자 ‘뻥튀기 상장’ 책임에 대해 파두와 상장 주관 증권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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