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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라

10대부터 시작하는 돈 관리

입력 2017-07-02 15:28 | 신문게재 2017-07-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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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라
홍승희 리툴 코리아 책임연구원

 

유대인의 경제 교육법 중에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르빌 가체트, 조지 소로스, 마크 저커버그 등 성공한 투자가나 사업가 중에는 유대인이 많습니다. 미국 인구에서 유대인의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미국 국민 총소득의 15%에 달하는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미국 포춘지가 선정한 100대 기업의 소유주와 최고경영자의 약 40%가 유대인입니다. 어떻게 그들은 이런 막강한 힘을 기를 수 있었을까요.

유대인들은 13세 때 ‘바르마쓰바’라는 성인식을 치릅니다. 이때 많은 친척이 모여 축의금을 전달하는데 이때 받는 돈이 한화로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라고 합니다. 유대인들은 이 자금을 자녀가 직접 투자하도록 해 이익을 보기도, 손실을 보기도 하면서 경제 경험을 쌓도록 합니다. 자연스레 성년이 될 때까지 약 7년간 돈에 대한 공부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돈에 대해 학교에서 배워본 적이 없지요. 살면서 과소비나 무리한 투자로 곤욕을 치를 때 ‘돈을 제대로 관리하는 법을 배웠더라면…’ 하는 후회를 해보지 않으셨나요. 우리 아이들은 이런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용돈관리를 통해 소비습관과 자산관리 능력을 길러보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요.

용돈을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부모가 열심히 해서 번 돈이 자녀의 손으로 옮겨가고 아이 스스로 본인의 목표를 위한 지출 또는 저축하는 것은 정말 가치가 있는 일이죠.

용돈을 지급하기 전 자녀와 ‘돈’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눠야 합니다. 용돈이 얼마나 필요할지, 그 돈을 어디에다가 쓸 생각인지, 얼마의 기간마다 줄지, 무슨 요일에 줄지 정합니다. 이때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하기보다 자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용돈을 지급하면 아이가 용돈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게 됩니다.

우리의 삶에 있어 돈의 무게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아이들 역시 ‘돈’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수단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돈을 모으고 쓰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돈만 좇는 삶’을 사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모의 모습에 아이들의 돈에 대한 가치관이 잘못될까 염려도 됩니다.

내 인생의 ‘돈’이 어떤 의미인지, 돈을 좀 더 객관적인 자세로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더욱 중요한 것이 돈을 피하지 않고 직접 대면하며 관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용돈을 주고, 돈을 관리하고, 용돈기입장을 써 보면서 아이들 스스로 느끼는 것도 이 맥락에서 아주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돈을 밝히는 게 아니라 돈을 현명하게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아이로 만들어주는 것,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10대부터 시작하는 돈 관리, 자녀용돈관리부터 시작합시다.  

 

홍승희 리툴 코리아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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