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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챗GPT와 예술의 만남

입력 2023-04-06 14:17 | 신문게재 2023-04-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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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챗GPT가 몰고온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열풍이 뜨겁다. 영화, 광고 등 영상분야에서 AI모델, 앵커, 연예인이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순수예술계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AI와 협업하고 창작하는 예술가들이 늘고 있다. 음악분야 AI는 특정 장르 음악을 작곡해주고 원하는 가수의 음색으로 재생성하기도 한다.

모 유명 디자이너가 AI디자이너와 협업해 수백벌의 의상을 디자인해 큰 인기를 모으거나 AI가 그린 그림이 화가의 작품보다 고가에 거래됐다는 뉴스는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다.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해 새로운 콘텐츠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능력은 일찍이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미술관들도 AI작품을 예술로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다.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됐던 AI작품은 단연 레픽 아나돌의 8m짜리 작품 ‘Unsupervised’다. 눅진한 액체가 요동치며 끝없이 형태와 색깔을 바꾸는 이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근현대 작품자료 13만여점을 AI에게 학습시켜 탄생했다. 예술가들은 AI를 통해 영감을 얻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작품들을 구현해 내고 있다. 원하는 명령어만 넣으면 10초 안에 이미지를 구현해내는 이 신기술로 인해 예술의 범위와 장르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사용자와 대화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는 챗GPT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미지와 영상뿐만 아니라 소설, 시, 논문, 코딩에 최적화된 AI기술이다. 챗GPT가 만들어 내는 기사, 소설, 시, 논문 등 제작물은 완성도를 떠나 놀라운 속도를 자랑한다.

“(요약) 가상현실, 증강현실, 인터렉티브 아트 등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욱 다양하고 혁신적인 예술 작품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술가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보다 확대될 것이며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기존의 예술 분야와의 균형을 유지하며 진행되어야 한다. 예술이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을 자극하는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예술가의 직관과 창의력 그리고 감성적 요소가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예술이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은 변하지 않아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고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작품들이 등장하여 사회적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또한 예술은 다양한 문화 간의 교류와 이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챗GPT에게 예술의 미래와 예술후원의 방향성에 대해 물었더니 몇 초 만에 이같은 답을 내놓았다. 이어 AI시대 기업의 예술후원 방향에 대해서는 “디지털 예술 분야, 예술과 기술의 융합, 사회 문제 해결과 관련된 작품들 그리고 지역 예술 활동을 지원하거나 후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새로운 기술의 탄생 뒤로 갖가지 우려와 염려의 말들도 쏟아진다. 18세기 사진기술이 도입되자 당시 화가들은 초상화, 인물화가 더이상 사진을 대체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자신만의 화풍을 담은 예술영역을 구축했다. 그렇듯 AI의 등장이 예술계의 역사를 새로 쓸 또다른 인상파의 등장, 미래형 예술 르네상스를 구축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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