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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이민 개혁은 시대적 선택

입력 2023-07-30 14:32 | 신문게재 2023-07-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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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박종구 초당대 총장

노동력 부족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긴급한 과제의 하나다. 생산현장에는 필요한 노동력이 턱없이 부족한 반면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근로계층은 일자리가 없어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민개혁이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더 이상 부족한 생산 인력 확보를 국내에서만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점이 한계에 도달했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이민개혁을 과거 이승만 대통령의 농지개혁과 비교된다고 발언했다. “농지개혁처럼 우리도 사회개혁을 해서 국민이 행복하고 기업인이 혁신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 지식을 갖춘 유능한 외국인 인구 확보가 국가 정책의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70년 총 인구수는 380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하고 노인 비중은 46.4%까지 늘어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지구촌에서 가장 가파른 노령화를 겪고 있다. 2025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생산인구는 수년 째 감소 일로다. 2030년에는 2020년 대비 7% 생산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노인인구가 1% 포인트 늘어나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0.8% 포인트 줄어든다고 한다. 생산인구 당 노년인구 부양비도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이민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선택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은 한결같이 이민 문호 개방을 통해 경제성장과 국부 증진을 도모했다. 일본인이 비교적 폐쇄적인 시스템을 견지해 왔지만 수년 전부터 적극적인 이민 포용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더 이상 자국민만으로 경제를 이끌어갈 수 없다는 냉엄한 현실 인식의 결과다.

미국이야말로 이민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실리콘밸리를 이끄는 주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 상당수가 이민자 출신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IBM의 아르빈드 크리슈나, 트위터의 파라그 아그라왈 등이 대표적인 인도계 경영자들이다.

실리콘밸리 창업을 이민자들이 주도했다. 유니콘기업이야말로 이민자 창업의 산실이다. 중국이 사상 유례없는 고도성장에 성공한 것은 5000만 명에 이르는 화교 세력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동남아시아 경제를 지배하는 외교 세력 덕분에 동남아시아 시장에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외국인 비율이 4%를 넘어섰다. 국제결혼비율도 10%를 상회한다. 고령화 문제의 대안으로 고려되는 정년연장 역시 기업에 커다란 부담요인이 된다. 65세로의 정년 연장 시 16조 원의 인건비 부담이 예상된다. 제조업과 수출중심의 한국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혁파하지 않는 한, 양질의 생산직 근로자 확보는 한국 경제의 생명줄이다. 독일의 경우 메르켈 총리가 2015년에 100만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면서 독일 사회의 사회적 변화를 견인했다.

다문화 사회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세계다. 적극적인 이민개혁을 통해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에서 주도권을 잡는 지혜로움을 보여주어야 한다. 여성의 경제 활동 기회를 확대하고 이민 문호를 과감히 개방해야 3%대 이상의 잠재 성장률 확보가 가능하다. 아직도 여성고용율은 50%대에 머물고 있다. 선진국 평균과 격차가 크다. 한국이 살 길은 개방이다. 이민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개방의 커다란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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