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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새바람은 혼돈을 타고 온다

입력 2023-08-06 14:02 | 신문게재 2023-08-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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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코로나가 창궐하고, 전쟁이 찾아오고, 인플레이션이 눈 앞에 있다. 인류가 정말 ‘역대급 시련기’에 직면해 있다. 그런 가운데 몇몇 가격들이 인간이 애써 모아둔 재정 깜냥을 하루아침에 한낱 한 줌으로 만들고 있다. 금은 현재 최고가 부근에 있다. 총량이 1경원이 넘는다. 애플 시가총액은 4000조원이 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3000조원, 구글은 2000조원이 넘는다. 워렌 버핏의 회사가 1000조원이 넘고, AI(인공지능)로 급부상한 엔비디아가 1500조원, 테슬라는 1000조원대다. 비트코인 총액도 800조원대다.

증시의 주가가 커지는 과정을 보면, 주변이 어떻게 변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주가 전망을 총량으로 가늠해 보면, 현재는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 코스닥은 1000포인트를 다음 레벨로 시사하는 듯하다. 이런 전망에 근접한다면 경제규모도 커지고 자산 레벨도 걸맞게 달라진다. 미래 경제는 전체에서 차지하는 나의 비중이 중요한 잣대가 된다. 그래서 미래의 총량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1996년 첫선을 보인 코스닥은 아직도 2000년의 2900포인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240포인트로 추락한 적도 있다. 이제는 1000포인트대로 회복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이 과정이 주식시장에서 나타난다면 한국 벤처 기업이나 미래기술 사업의 신기원이 이뤄지는 장면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미국의 거대기업들이 대부분 이런 급의 주식시장 출신들이다.

코스닥이 2000년까지 초기 과열을 보인 것은 당시 정치적인 상황도 한몫 했다. 지구촌 인터넷 바람도 컸다. 하지만 지금은 금융통화정책 규제의 시기다. 고금리·고물가 시대다. 여기서 벤처기업들이 주가가 오른다면 이는 주변의 충동질이 아닌 내부의 기업 동력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은 아마도 앤데믹을 계기로 글로벌 선진국 기업이 중심이 되어 4차 산업혁명이 전개되는 국면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1998년 외환위기 때 된서리를 맞았다. 부채를 현저히 줄이고 투명한 회계를 도입하고 산업구조도 정돈하며 새로워진 시기였다. 이 후 중국의 급성장이 한국 중저가급 기술과 상품을 더 빛나게 했다. 특히 2008년 이후 미국의 양적완화는 오늘의 중국을 키웠고 우리도 큰 수확을 거뒀다. 1989년에 1000포인트를 찍은 코스피 주가는 20년이 흐른 2008년에 2000포인트에 도달했다.

2022년 10월 2000포인트 저점을 기록한 이후 코스피는 현재 26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로 무역상황도 어렵고 러시아 전쟁으로 원자재도 불안하다. 미국의 고금리에 세계 성장이 부진한데 코스피는 양호한 거래 속에 견조한 모양새다. 아마도 다른 돌발적 충격이 없다면 3000포인트에 재도전할 기세다. 시기는 특정하기 어렵지만 그 기대감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거창한 말 같지만, 새로운 역사는 언제나 혼돈을 타고 와 바람같이 자리 잡는다. 미국도 요즘 초대형주가 주식시장을 주도한다. 우리 역시 국가대표급 기업들이 ‘단타’를 쳐도 알이 굵다. 이런 때 개별종목 투자로는 자칫 소외되어 큰 기류를 놓치기 쉽다. 어느 정치가의 해묵은 말이 생각난다. 코스닥 개장 시기에 대통령을 지낸 그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이란 말을 즐겨 했다. 근자의 주식시장 정황에 눈길이 간다면 가급적 큰길이 바람직하다.

 

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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