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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커지는 중동 리스크… 공급망·유가 선제 대응해야

입력 2024-04-15 14:17 | 신문게재 2024-04-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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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을 앞둔 시점부터 국제유가는 6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공습 이후, 이번 주 초반을 오일쇼크 공포가 글로벌 경제를 덮치고 있다.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의 악순환 속에서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가나 환율은 경제를 직격한다. 글로벌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고 보고 대처해야 하겠다. 기업과 경제에 영향이 제한적이길 바란다. 하지만 중동 전역이 전쟁에 휘말릴지 여부는 우리 희망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가장 경계해야 할 변수가 있다. 유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겹치는 경우다. 원유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수출을 넘어 국내 산업 전반은 가시적 타격권에 들어간다. 원유 생산량 면에서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세 번째다.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중동이 떠맡는다. 재보복과 응징을 자제하지 않으면 올해 1월 미국과 후티 반군의 군사충돌로 비상이 걸렸을 당시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 전개된다. 이스라엘 대응 수위에 따라 물류 운송망 차질 및 비용 증가 그 이상의 호된 된서리가 기다린다고 보면 된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중동 리스크에서 다시 보듯이 글로벌 안보와 경제는 두 개의 수레바퀴다. 유가 상승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요인이다. 그리고 원자재발(發) 물가급등을 부른다. 기준금리 인하는 뒤로 밀릴 수 있다. 미국의 유가 방어력은 예전 같지 않다. 국내 금융과 외환 시장에 미칠 변동성에 잘 대응해야 한다.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의 복잡성에 휩쓸리는 대로 국익을 내맡길 순 없다. 한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협력회의(GCC)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속도가 늦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든 쟁점 사항을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여야 각당은 총선 성적표를 내려놓고 승패를 떠나 글로벌 경제 환경과 물가, 금리, 환율 등 민생 3중고에 눈을 돌릴 때다. 정부 비상 대응반에 힘을 실어주면서 국정 운영 공백에서 탈피해야 한다.

국내 내수 경기는 구조적 리스크가 겹쳐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 금융시장 충격 가능성마저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제5차 중동전쟁 확전과 1973년 오일 쇼크 같은 상황 전개일 것이다.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공급망과 유가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

커진 중동 위기 앞에서 수출·경제·물가 모두 비상사태다. 식품물가 안정에 대해서는 특히 가능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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