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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깐깐하게 고른 '안전먹거리', 주문 후 8시간내 식탁까지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모바일 푸드마켓 '마켓컬리' 대표 김슬아

입력 2017-10-16 07:00 | 신문게재 2017-10-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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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음식을 먹으려면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산자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산자가 많아지려면 상품의 판로를 열어줄 수 있는 제대로 된 유통 플랫폼이 있어야 하죠.  마켓컬리는 그 역할을 하고 싶어요.”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에 이어 살충제 계란 파동까지, 요즘처럼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했던 때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식품안전에 대한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나와 내 가족이 먹을 먹거리를 찾는 주부들의 기준도 더욱 깐깐해졌다. 

 

김슬아(35) 더파머스 대표가 2015년 5월 론칭한 마켓컬리는 한 마디로 말해 ‘직접 엄선한 안전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온라인을 통해 판매·배송하는 서비스’다. ‘모바일 프리미엄 마트’를 내세우며 2년여 만에 회원 수 28만 명, 월매출 50억 원에 달하는 유망 스타트업으로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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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프리미엄 마트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김슬아 더파머스 대표가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양윤모기자)

 

“저부터가 좋은 음식을 찾아 다니던 깐깐한 소비자였어요. 업무에 치이더라도 나와 가족을 위해서 맛있는 식재료를 구매하고 요리하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죠. 직접 채소를 재배하는 농부를 찾아가 직거래도 하고, 좋은 소고기를 찾아 마장동을 방문할 정도였으니까요.”

5년차 주부인 김 대표는 창업 전 골드만삭스, 맥킨지 등에서 9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그가 32살 이른 나이에 돌연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싱가포르·홍콩에서 근무하다 보니 해외 유통사례를 경험할 기회가 많아 일찍이 온라인 식품 분야의 잠재력을 눈여겨볼 수 있었어요. 마침 내 인생을 걸만한 업(業)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저한테 필요한 서비스면서 생산자에게도 이런 서비스가 필요하겠다는 확신이 들어 창업을 결심하게 됐죠.”

그가 내세운 마켓컬리의 경쟁력은 ‘디테일’이다. 소비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상품·가격·서비스 3가지 영역에서 하나라도 부족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도 먹고 싶은 좋은 상품을, 투명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빠르고 믿을 수 있는 배송과 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게 마켓컬리의 모토다. 마켓컬리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은 매우 엄격한 기준을 거친다. 담당 MD가 70여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엄선한 상품을 상품위원회에 추천하고 원재료부터 성분, 제조시설까지 철저히 검증한다. 이 과정을 통과하는 상품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마켓컬리에서 판매되는 것 중에서 김 대표가 먹어보지 않은 상품은 단 한 가지도 없을 정도다. “확실히 좋은 물건을 받아 볼 수 있다는 믿음이 마켓컬리가 내세우는 소구점이에요. 하나를 먹어도 좋은 것을 먹고 싶어 하는 요새 소비자들과 저희 전략이 잘 맞아 떨어진 셈이죠.”

프리미엄 푸드를 내세운 만큼 가격이 비싸다는 편견도 있지만, 매주 시장 가격을 체크해 동일 품질에 한해서는 전 유통사 대비 최저가로 조정한다. 최저가에 맞출 수 없는 일부 품목은 최저가 대비 얼마나 비싼지도 정확히 표기한다.

“한 번은 파괴당도 검사를 거쳐 품질이 검증된 과일을 판매했는데 달지 않다는 고객의 피드백이 많이 올라왔죠. 그때 큰 손해를 감수하고 전량 리콜 했는데 고객들이 ‘모든 회사가 다 실수하고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컬리는 항상 정직하고 제 때 잘 처리를 해줘서 믿고 이용할 수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뿌듯했던 기억이 있어요.”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이전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샛별배송도 마켓컬리가 내세우는 킬러 콘텐츠다. 물동량이 적은 심야 시간대를 활용해 배송시간은 줄이면서도 산지의 신선함을 그대로 전달하자는 전략이다. 신선식품이 산지에서 고객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18시간 이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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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아 대표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 곧 삶의 행복이라고 믿는다.(사진=양윤모 기자)

이 같은 노력 덕에 첫 구매 고객의 한 달 내 재구매율이 40%에 달한다. 강남엄마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파다해 강남 지역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 수준에 이른다.


신선식품 배달 시장은 유통업계 마지막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고도의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해 유통에서도 가장 난해한 영역으로 꼽히지만 그만큼 성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해외서는 아마존닷컴이 ‘홀푸드마켓’을 인수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서도 관련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김 대표는 시장의 파이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 가능성은 아직 충분합니다. 식품은 온라인 전환율이 3~4% 밖에 안돼요. 저는 향후 5년 내에 식품도 다른 산업들처럼 온라인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안에서 옥석 가리기는 계속되겠지만 시장이 커지는 만큼 모두가 성장을 누릴 수 있다고 봅니다.”

투자업계로부터도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말 한국투자파트너스와 LB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17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에도 월 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그렇다면 그가 그리는 마켓컬리의 청사진은 무엇일까.

“고객들이 원하지만 직접 고르기에는 까다로운 영역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큐레이션할 계획입니다. 워킹맘, 맞벌이 부부 소비자들의 니즈를 읽고 새로운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이는 것이죠. 최근에 유기농 이유식과 해외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유아동 전문관을 론칭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김 대표는 마지막 목표로 마켓컬리가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원하실 때 선택할 수 있는 일번지’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방망이를 깎는 노인처럼 오래가는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소비자들이 ‘마켓컬리’라는 브랜드만으로도 믿고 살 수 있도록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글=박준호 기자 jun@viva100.com
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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