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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아시아의 패리스 힐튼’, 이윤정 비에니끄 대표의 행복한 패션 덕질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입력 2019-02-11 07:00 | 신문게재 2019-02-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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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비에니끄(VIENIQUE) 대표

‘행덕’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행복하게 덕질(특정 분야를 아주 좋아해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하자’의 줄임말이다. 이윤정 비에니끄(VIENIQUE) 대표는 발바닥 뼈가 조각나도 패션과 함께여서 행복하다. 영국 유학 시절 당당하게 한국을 알렸던 ‘아시아의 패리스 힐튼(Paris hilton)’, 이윤정 대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봤다.

비에니끄는 이윤정 디자이너의 영문명인 비비안(Vivien)과 ‘아주 멋진, 웅장한, 화려한’을 의미하는 ‘고저스(Gorgeous)’의 프랑스어인 ‘매니피크(Magnifique)’를 조합한 이름이다. 지난 2014년 론칭했다. 편안함과 화려한 디자인을 모두 충족해 럭셔리의 절정을 표현하는 프레스티지 패션웨어를 지향한다.


◇ 패션은 나의 가장 오래된 벗

이윤정 대표의 아버지는 패션업계에 종사하셨다. 어린 시절부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 대표는 “아버지 덕분에 옷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며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회사의 샘플실을 드나들며 예쁜 옷들을 입었고, 친구들의 주목을 받는 게 좋아 자연스럽게 패션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 유학길에 오른 이 대표는 패션을 위해 수시로 비행기를 탔다. 그는 “중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17살에 영국으로 넘어갔다”며 “유학생활 중에도 방학 때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전문 아카데미에서 대학생들이 듣는 수업을 들으며 패션 브랜드 론칭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쌓아온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영국의 미술 유학 명문 대학, 노팅엄트렌트 대학교에 당당하게 우수생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귀족 마케팅(Marketing to the affluent)’이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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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대표(가운데)가 지난해 개최된 '광저우 패션위크' 행사에 참여한 모습



◇ 화려하고 우아하게, 하지만 편하게

‘스테이 골드 올웨이즈(Stay gold always)’, 언제나 고귀함과 우아함을 유지하라는 뜻으로 비에니끄가 추구하는 가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화려하고 예쁜 것들을 좋아했고, 끊임없이 수집했다. 또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100개가 넘는 세계 도시를 여행하며 견문을 넓혔다. 유명 고급 브랜드의 물건은 시즌별로 전부 구매했으며, 그 덕에 영국 유학시절엔 명품 편집샵 브랜드와 유명 백화점 VIP 행사에 매번 초대됐다.

이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는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와 선전이다. 이 대표는 “화려한 도시의 느낌을 옷에 묻어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옷은 으레 입기 불편하다는 시각이 있지만, 이 대표는 화려함 속 편안함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이 대표는 “편하게 툭 걸쳤지만 입은 사람을 마법처럼 화려하게 변신시켜주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며 “대한민국 봉제대상을 수상한 업체에서 최고급 원단과 예쁜 장식을 활용해 옷을 제작하며, 편안한 핏까지 놓치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옷이 패션의 전부가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옷 뿐만 아니라 가구나 식기 등 인테리어와 건물까지 눈에 띄는 모든 물건을 예쁘게 만들고 싶다는 것. 이 대표는 “꽃꽂이나 플레이팅을 취미 삼아 화려하고 예쁜 모든 것들을 찾아보고 수집하며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 조각난 발바닥 뼈도 막을 수 없는 열정

화려한 것을 너무 좋아하다 발바닥뼈가 조각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어린시절 패션을 포기할 수 없어 집 앞에 잠깐 나가더라도 늘 풀세팅(full setting)했다”며 “한 번 쇼핑하면 10시간씩 하는데, 그 시간 내내 하이힐을 포기할 수 없어 발바닥을 다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선생님은 내게 조각난 발바닥뼈가 붙으려면 가만히 있어야한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럴 수 없었다”며 “멈추지 않고 예쁜 것을 찾아다녔다”고 덧붙였다.

이윤정 대표는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잔이 예쁘다며 사진을 찍었다. 이 대표는 “쉬는 날엔 집에서 잡지나 노트북으로 예쁜 것들을 끊임없이 찾고, 사진을 찍어 보관한다”며 “스마트폰을 수시로 들여다보니 중독인 것 같아 걱정된다”며 웃었다.

 

뭐냐
동화속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비에니끄의 봄·여름 패션 스타일 (사진=비에니끄)


◇ 이유 있는 고집으로 만들어낸 탄탄한 마니아층

이윤정 대표의 ‘비에니끄’는 마니아층이 탄탄하다. 고객들은 비에니끄의 옷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한다. 이 대표는 “브랜드의 정체성이 뚜렷한 만큼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며 “한 장만 구매하는 고객은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비에니끄는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롯데월드타워의 에비뉴엘 편집샵에 입점하자마자 매출 1등을 거머쥐었다. 이윤정 대표는 “판매를 위해 제품의 질을 낮추거나 유행을 좇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6년 한화 갤러리아 백화점 담당자의 제안으로 국내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며 “이후 국내 분위기에 맞춰 가격을 조금 낮추고 덜 화려하게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여러 차례 들어와 두 번째 브랜드인 ‘라피네컬렉션’을 론칭했으며, 액세서리와 애완용품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좋아하는 일을 행복하게

이 대표는 “패션은 어린 시절부터 내 삶이었으며, 패션에 미쳐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의 삶이 녹아든 ‘비에니끄’는 단순히 예쁜 제품이 아니라, 명품에 대한 오랜 경험과 연구를 한 ‘이윤정’이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익금의 일부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고 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할 수 있는 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랜 시간 불우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고 선교 활동을 해온 가족들처럼 내가 패션을 통해 얻은 축복을 가치있는 곳에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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