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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할리우드 ‘딸바보’ 리암 니슨, ‘메이드 인 이태리’로 ‘찐아들’ 챙긴다

[Culture Board]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 때타월로 영혼을 민듯한 개운함! 리암 니슨의 실제 가족사에서 출발

입력 2021-11-24 18:30 | 신문게재 2021-11-2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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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부자사이인 두 사람의 자연스런 연기가 영화의 흡입력을 더한다. (사진제공=오드)

  

결말이 뻔히 보이는 영화가 있다.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가 바로 그런 경우다. 하지만 그 과정은 상당히 즐겁다.  ‘메이드 인 이태리’는 이별을 소재로 하는 동시에 한편의 그림같은  토스카나를 배경으로 와인과 아리아가 영혼을 적신다. 20년 전 사고로 아내와 사별한 아버지 로버트(리암 니슨), 오랜 별거 끝에 아내와 이혼을 앞둔 아들 잭(마이클 리처드슨)이 주인공이다. 

 

아들 잭은 어머니를 잃었고 곧 아내와도 남이 된다. 아버지 로버트 역시 아내를 잃은 슬픔으로 아들과 소원해진 지 오래. 곧 며느리마저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아웃 오브 안중(영어 out of 와 한글 안중의 합성어로 ‘안중에 없다’ ‘관심이 없다’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뜻)이 될 태세다. 

 

아들의 사정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 토스카나의 오래된 집을 팔기로 한 잭은 한달 안에 아버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혼을 앞두고 자신이 일하던 갤러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그는 아버지의 옛집을 팔아 돈을 마련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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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의 공식 포스터.(사진제공=오드)

자포자기 상태로 도착한 이탈리아 토스카나는 어린 자신과 아버지·어머니의 찬란한 한 때를 기억하는 이웃들이 남아있다. 

 

그곳에서 아버지 로버트는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답게 자유로운 영혼으로서의 일상을 만끽한다. 아들 역시 우연한 만남을 통해 잊고 있었던 설렘을 경험한다.

 

하지만 가족이란 이름이 주는 끈끈함은 간혹 남보다 더한 상처를 주기도 한다. 떨어져 산 긴 시간 동안 소원해진 부자의 대화는 늘 겉돌기만 한다. 

 

결국 별채에 남겨진 어머니의 유품을 발견하면서 폭발하고야 만다. 잭은 아버지에게 그동안 묵혀온 괴로움과 서운함을 토로한다. 아버지 역시 마음의 문을 닫은 뒤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도. 두 사람은 그렇게 오래된 집을 고치며 서로의 상처도 덧칠해 나간다. 

 

그동안 스크린에서 가족을 구하기 위한 액션 본능을 분출해온 리암 니슨은 시나리오를 읽고 배우로 활동하는 아들을 설득해 함께 출연할 정도로 ‘메이드 인 이태리’의 서사에 반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그는 아내이자 배우였던 나타샤 리처드슨을 2009년 잃은 아픔이 있다. 실제 가족사를 연기해서 일까.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눈부신 풍경과 맞물려 남다른 힐링을 선사한다. 

 

국내 제목으로 ‘이탈리아’가 아닌 ‘이태리’로 한 것도 뭔지 모를 푸근함을 안긴다. 장기화되는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힌 탓에 보기 힘든 풍광이 흡사 이태리타월로 몸의 구석구석을 민 듯 개운함을 안긴다. 94분..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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