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
드라마에서 영감을 받아 쓰여진 풍속 희곡,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이며 극적인 음악, 철저한 부르주아 사회에서 사교계의 꽃으로 군림하지만 결국 도덕과 위선으로 병든 천민을 상징하는 매춘부 비올레타, 사소한 오해 혹은 의도된 극적 장치로 연인의 죽음 뒤에야 사랑을 깨닫는 알프레도, 두 연인의 비극적 사랑….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의 ‘라 트라비아타’(12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특정한 시대배경과 신분, 직업 등을 변주하면 오늘날까지도 사랑받는 통속극, 막장드라마 등의 명맥들로 들어찼다. 인간의 잔인한 폭력성, 돈에 응축된 인간의 탐욕과 관계변화, 사랑마저도 병들게 하는 계급사회의 부조리와 위선 등이 매춘부와 귀족 청년의 사랑에 녹아든다.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
국립오페라단의 2021년 마지막 작품인 ‘라 트라비아타’는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과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에 몰두했던 베르디의 메시지에 집중한 작품이다.
화려함 보다는 간결하고 모던한 무대, 1950년대 풍 크리스티앙 디오르 스타일의 오트 구튀르 의상 등으로 현대화했지만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비극적 사랑에 스며든 인간의 욕망, 사회적인 관계 속에 내재된 폭력, 자본의 두 얼굴 등이 민낯을 드러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