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서 기차로 2시간 50분 달려 도착한 충북 영동군의 황간역.
택시를 타고 15분 정도를 더 달리니 백화산 중턱 형형색색의 집들이 보였다. 백화마을이었다. 이국적이라는 느낌이 첫 인상이었다.
충북 영동군 백화산 중턱에 자리잡은 백화마을. 형형색색의 스트로베일 하우스가 눈에 띈다. |
백화마을 입구. 이곳이 백화마을임을 알려주는 돌판에는 “보살핌을 나누는 이웃과 따뜻한 집이 있는 코하우징”이라고 쓰여 있다. 뒤로는 주민들이 살고 있는 스트로베일 하우스가 보인다. |
마을에 들어서자 백화마을을 계획하고 건축한 사회적기업 민들레코하우징의 이종혁 소장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소장은 이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원받아 전국의 귀농 희망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귀농·귀촌 교육 준비로 분주했다.
오전 12시경 백화마을 마을회관 지하에 위치한 교육장은 이미 30여명의 수강생들로 가득차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수강생들은 이 소장의 강의를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꼼꼼히 받아 적었다.
강의는 귀농·귀촌 시 주의할 점을 수강생들에게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환상을 버리라는 말이 핵심이었다.
뒤이어 스트로베일 하우스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수강생들이 직접 설계도를 그려보게 했다. 이 소장은 한명 한명 빼놓지 않고 개인적인 상담을 해 주었다.
한 수강생이 그린 설계도를 첨삭하는 민들레코하우징 이종혁 소장. 강의는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진행됐다. |
강의 진행 중 이성균 백화마을 추진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자신을 ‘촌장’이라 불러 달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에게 마을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입주민들의 소개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위원장은 “백화마을은 ‘세 가지 소리’가 있는 마을”이라며 “아기 울음소리, 일하는 소리, 책 읽는 소리가 밤낮으로 들려 작지만 떠들썩한 마을”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균 백화마을 추진위원장. 기자에게 마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그에게 뜻밖의 말을 전해들었다. 40가구가 살고 있는 전원주택 공동체라고 해서 노년층들이 주를 이루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최연소 주민인 안모(생후 18개월)군부터 최고령인 김모(89세) 할아버지까지 가히 ‘100세 마을’이었다.
이 위원장은 “전체 40가구 중 60세 이상 주민이 거주하는 집은 단 5곳뿐”이라며 “30~40대가 세대주인 가정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교사 등 공무원들이 많았고 영동, 김천 등 지역에 위치한 근로복지공단과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직원들이 주를 이뤘다.
입주민들은 시골에 내려와 사는 것이 자녀 교육에 전혀 지장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입주민은 "근처에 비평준화 고교인 영동고등학교와 황간고등학교가 있고 마을 내 교사들이 많아 자녀들의 성적은 우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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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