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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포세대·등골 브레이커 등 현실 조명한 ‘파랑새의 집’

혈연 뛰어넘은 가족관계 내세워 중년 시청층 공략
연애 결혼 출산 등 포기한 5포세대 청춘 연기, 젊은 층 현실공감

입력 2015-02-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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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새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출연진. 왼쪽부터 이상엽, 최명길, 채수빈, 경수진, 천호진, 이상엽(사진제공=KBS)


대학을 졸업해도 안정된 직장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돼 버린 현실, 월급을 쏟아 부어 자식을 대학에 보내도 취업에 유리한 스펙을 쌓기 위해 자식들은 또다시 부모의 돈을 갖다 쓴다. 운 좋게 취직해도 스스로 앞가림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부모의 등골을 파먹는다고 자식을 ‘등골 브레이커’라 부른다.

취업전쟁에 뛰어든 자식들도 할 말은 있다. 연애, 결혼, 출산은 진작 포기했다. 요즘은 인간관계와 내집 마련까지 포기했다는 뜻으로 ‘5포세대’라고 부른다. 운이 좋아 금 수저를 물고 태어난 친구와는 끊임없이 비교된다. 비교적 어려움 없이 취업에 성공했지만 새로운 꿈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요즘 청춘들의 일상이다.

KBS2 ‘가족끼리 왜 이래’ 후속 ‘파랑새의 집’(극본 최현경 연출 지병현)은 이러한 사회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해 현실적 공감을 내세운 작품이다. 제목인 ‘파랑새의 집’은 ‘행복’과 ‘이상’을 상징했던 파랑새가 요즘은 한 직장에 안주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직장인을 지칭하는 용어로 변경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연출을 맡은 지병현 PD는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젊은 네 명이 자기 꿈을 이뤄가고 좌절하고 자기 가족을 책임지거나 또 멀어지기도 하는 과정을 통해 공감하는 드라마를 만드는 게 목적”이라며 “시청자들에게 내 자식이나 부모가 어떤 관계가 돼야하는지, 자식도 부모도 꿈이 있고 그 꿈이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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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김지완 역의 이준혁과 어렵게 임용고사에 합격했지만 사표를 던지는 여주인공 강영주 역의 경수진. (사진제공=KBS)


주인공 이준혁은 극중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새엄마, 이복동생과 살아가는 취업준비생 김지완을 연기한다. 제대 후 취직을 위해 이력서만 100개를 준비하고 각종 자격증을 땄지만 취업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이준혁은 “지완은 누구나 갖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내재된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지환을 연기하며 과거 무명시절 작품에 캐스팅되지 않아 불안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취업난을 겪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엽이 연기하는 장현도는 그야말로 금 수저를 물고 태어난 인물이다. 내실있는 중견기업 누가월드의 후계자지만 경영수업을 하길 원하는 아버지의 뜻과는 달리 무명밴드의 리더로 활동한다. 또다른 의미의 ‘등골 브레이커’다.

실제 이상엽은 외조부가 동국제강 故김종진 회장의 형제다. 국내 굴지 중견기업의 자제라는 점에서 장현도와 싱크로율이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 이상엽은 “처음 연예계 데뷔했을 때는 집안에서 반대가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많이 인정하고 좋아해주신다”라며 “어머니 친구들이 이 드라마를 많이 보셔서 ‘엄마 친구아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경수진이 연기하는 강영주 역시 방황하는 5포세대의 또다른 자화상이다. 남 부러울 것 없는 중산층 집안의 딸로 어렵게 임용고사에 합격하지만 뒤늦게 자신의 꿈이 작가라는 사실을 깨닫고 부모의 뜻을 거스르고 학교에 사표를 던진다. 실제 배우가 되기 위해 텔레마케팅, 오락실, 초밥집, 와인숍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해 봤다는 경수진은 “나 자신을 영주에 대입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배우라는 꿈이 있어 현실을 도피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영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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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집’에서는 최명길의 연기변신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진제공=KBS)


‘파랑새의 집’에서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은 이준혁의 어머니역을 연기하는 배우 최명길의 연기변신이다. 전작 SBS ‘펀치’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특별검사 윤지숙을 연기했던 최명길은 이번 작품에서 친혈육이 아닌 아들 지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한선희 역을 통해 모정의 의미를 되새긴다.

최명길은 “한선희는 과연 이 시대에 이런 엄마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희생하고 사랑을 베푸는 인물”이라며 “현실성이 다소 결여될 수 있지만 따뜻함과 사랑을 가득 줄 수 있는 역할이기에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현실을 재조명한 ‘파랑새의 집’은 ‘가족끼리 왜 이래’ 후속으로 오는 21일 7시 55분 첫 방송된다.


브릿지경제 =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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