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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관세 폭탄’, 목표는 美에 유리한 FTA 개정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를 나프타 재협상과 연계
“美, 주요 철강생산국 한국과 FTA협정서 유리한 개정 모색”
美USTR대표 “관세폭탄, 협상 끝낼 인센티브”
김현종, USTR 대표 등 관세 면제 설득 방미길

입력 2018-03-06 11:36 | 신문게재 2018-03-0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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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철강 관세 철회 가능성을 묻는 기자에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결정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을 방문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 당장은, (관세 부과 확률이) 100%다”라며 결정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이) 사실상 전 세계 모든 나라들에게 속아왔다”며, 유럽연합(EU)과 중국 등에는 “어떤 관세보다도 심한” 무역장벽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관세부과 조치를 현재 진행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재협상과 연계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현재 재협상 중인 나프타는 미국 입장에서 나쁜 협정이며, 미국은 멕시코 및 캐나다와의 무역에서 큰 적자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새롭고 공정한 나프타가 체결될 때에만 철회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조치로 나프타 개정을 논의 중인 협상국들을 압박해 미국에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나프타와 연계한 것은 - 비록 효과가 있을지는 불확실할지라도 - 트럼프가 새로운 무역수단(관세)을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로 사용하려는 것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표면적으로 언급한 타겟은 나프타였으나, 현 시점에서 개정을 논의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주요 철강 생산국인 한국과의 FTA 협정에서 ‘변화들’을 모색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공세가 한미FTA로도 확대될 가능성을 전했다. 2017년 기준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규모는 캐나다, 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제7차 나프타 협상 종료 후 기자들에게 “(관세 폭탄은) 비이성적인 것이 아니며, 내 생각에는 협상을 끝낼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멕시코·캐나다에
5일(현지시간)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7차 재협상 상황을 언론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오른쪽부터)와 캐나다의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외교장관, 멕시코의 이델폰소 과야르도 경제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새롭고 공정한 나프타가 체결될 때에만 철회될 것”이라고 밝혔다. (AFP=연합)

 

이러한 가운데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같은 날 한국산 대형구경강관(Large Diameter Welded Pipe)으로 미국의 기업들이 실질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대형구경강관은 주로 송유관 제작에 사용되며, 아직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품목이다. 우리나라의 2016년 대미 수출 금액은 약 1억5000만 달러 규모다. 철강에 이어 관세 위협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통상수장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등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만나 한국을 철강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방미 일정에 올랐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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