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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코로나19 후유증 ‘롱코비드’ 극복은 규칙적인 생활습관에서부터

코로나19 감염 후 전에 없던 피로, 인지저하, 우울증, 근육통 생기면 의심

입력 2022-07-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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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준 윌스기념병원(수원) 진단검사의학과 원장

연일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찜통더위에도 거리에선 마스크를 벗은 사람보다는 쓰고 있는 사람들을 훨씬 더 많다. 실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닌 권고로 바뀐 지 석 달이 지났지만 마스크 벗기를 꺼려한다. 실내외에서 썼다 벗었다 번거로워 계속 쓰던 차에 최근엔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심리적 불안감 때문인지 마스크 쓰는 답답함을 견뎌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PCR(유전자 증폭) 검사라는 단어가 익숙해졌다. PCR검사는 소량의 DNA라도 수만 배 이상 늘리는 기술이다. 고온에서 DNA의 이중나선을 폴고 낮은 온도에서 효소를 이용한 중합반응으로 DNA 수를 늘린다.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PCR검사는 약20cm 길이의 면봉이 코 안으로 들어가 비인두(코를 지나 목으로 넘어가는 부분)에 묻어있는 분비물을 채취한 다음 그 속에 들어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물질만 증폭시켜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게 된다.

PCR검사는 고도의 기술과 시설, 정확한 해석을 요하므로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시행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진 PCR검사의 경우 교육을 수료한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의료기관에서만 시행할 수 있게 돼 있다.

진단검사의학이란 인체에서 유래하는 혈액 소변 타액 비강분비물 등 검체를 검사 분석하여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는 분야다. 코로나19가 유행의 정점을 찍었던 지난 3월에는 PCR검사가 몰려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이번 여름에 재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하루하루 확진자 수 추이를 살피고 있다.

롱코비드(Long COVID)는 코로나19에 따른 후유증이 한동안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발병 3개월 이내에 발생하고 적어도 3개월 이상 피로감, 호흡곤란, 근육통, 우울, 불안, 인지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서 다른 질병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를 롱코비드(정식 용어로는 Post COVID-19 condition)라고 정의했다. 코로나19 중증도와 관계없이 나타나며 회복됐더라도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롱코비드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체내에 일부 남아있는 바이러스, 지속되는 염증반응, 자가면역 발생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증상은 매우 다양하여 피로, 심폐 증상(기침, 가래, 호흡곤란, 두근거림 등), 두통, 이상감각, 우울감, 불안감, 인지장애, 불면증 외에도 피부발진, 생리불순, 탈모, 후각/미각 저하, 설사,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롱코비드가 잘 발생하는 위험군으로는 2형 당뇨병 환자, 감염 초기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양이 많았던 경우, 엡스타인-바(Epstein-Barr) 바이러스 혈증을 보인 경우, 특정 자가항체의 존재 등이 지목된다.

미국질병통제본부(CDC)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20%에서 롱코비드를 경험한다고 보고했다. 올해 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2만1600여명 중 약 19%가 완치 후 1개 이상의 후유증으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양성 판정 이후 3~6개월간 지난3년 동안의 의무 기록에 없었던 증상이 새롭게 발생한 경우다. 특히 치매, 심부전, 기분장애, 탈모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정부는 오는 8월부터 정확한 분석을 위해 3년 동안 1만명을 추적관찰하기로 했다. 이는 롱코비드 환자가 적지 않고, 일상 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롱코비드를 겪고 있다면 하루하루 계획을 세워 반복적으로 생활하는 것은 어떨까. 몸에 익어 습관적으로 하다 보면 뇌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기억력이 감소한 경우 휴대폰의 달력과 메모 기능을 활용해 저장하는 것도 좋다. 그날 있었던 일을 일기에 써서 기억하는 것도 추천한다.

후유증 극복을 위해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이 권장된다. 항산화물질이 함유된 귤·블루베리·자몽 등의 음식은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롱코비드 증상 호전에 다양한 비타민(B, C, D)이나 미네랄(아연, 셀레늄 등), 아미노산 영양제가 도움이 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어지럼증이나 지속되는 흉통, 호흡곤란, 불면증 등이 있다면 다른 기저질환에 의한 증상인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김한준 윌스기념병원(수원) 진단검사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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