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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김대중과 오부치, 윤석열과 기시다

입력 2023-03-21 08:51 | 신문게재 2023-03-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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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두 나라는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를 맞이했습니다. 과거를 직시한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고, 미래를 지향한다는 것은 인식된 사실에서 교훈을 찾고 더 나은 내일을 함께 모색한다는 뜻입니다. 일본에게는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고, 한국은 일본의 변화된 모습을 올바르게 평가하면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1998년10월 김대중 대통령(DJ)이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참의원 본회의장에 행한 연설의 한 대목이다.

 

일본이 과거에 집착하기보다는 미래를 보라고 조언했다. 그것은 과거를 직시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부치 총리대신은 금세기의 한일 양국관계를 돌아보고,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하여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하여 통절(痛切)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하였다” 

 

일본 정부가 ‘식민통치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처음으로 외교문서에, 또 한국을 직접 지칭해서 명기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고 DJ는 평가했다. 

 

이게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핵심이다. 자서전 ‘김대중’에 담긴 당시 상황이다. 

 

2023년3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 총리간 정상회담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죄’ ‘반성’이란 직접적 발언은 없었다. 

 

‘정치가의 언어’는 역사가 평가한다.

-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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