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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피프티 피프티' 소녀들을 응원하며

입력 2023-07-17 14:05 | 신문게재 2023-07-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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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문화부 부장

괴물신인으로 불린 신인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K중소돌의 몰락’이 될지도 모를 씁쓸한 기로에 섰다. 데뷔 4개월 만에 빌보드 메인 차트에 진입한 이들은 16주 연속 빌보드 핫100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소속사 어트랙트에 네 명의 멤버들이 전속계약 효력정지를 위한 가처분 소송을 내며 활동에 제약이 걸렸다. 현재 멤버들은 어트랙트에 정산서에 대한 정확성과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시작은 소속사 어트랙트와 그들의 데뷔곡을 제작했던 외주업체 더기버스의 불협화음에서 시작한다. 평균 1년에 20억 이상이 드는 아이돌 그룹의 특성상 ‘흥행이 보장되지 않은 도박’ 정설이 존재한다. 그동안 뒷바라지를 해온 어트랙트가 피프티 피프티의 탄생과 뒷바라지를 책임졌다면 이번 히트곡의 원안과 홍보를 맡은 더기버스가 서로 ‘자신의 몫’이 크다고 힘 겨루기를 하는 것. 더기버스측은 “어트랙트는 수익 내역 정산을 누락하고 책임을 우리에게 씌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어트랙트는 “뜨고나니 멤버들에게 워너뮤직코리아에게 바이아웃을 제안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보통 프로 스포츠에서 통용되는 바이아웃은 원래 소속사에게 이적료를 제시하고 다른 기획사와 가수가 협상 할 수 있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K팝을 이끌며 두터운 팬덤을 지닌 하이브, JYP, SM 등이 아니고서는 제대로 된 데뷔조차 못하고 사라지는 중소 엔터사들이 사용하는 ‘눈물의 기사회생’이기도 하다.

무작정 음악만 좋다고 데뷔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연습생 발탁부터 바늘 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피프티 피프티의 화제성이 단발성이 아니길 빌었다. 이들이 흘렸을 피, 눈물, 땀을 충분히 예상하기에 이제 막 날아오를 순간에 법률 대리인을 통해 낸 큰 결심이 어른들의 계산기에 휘둘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언젠가부터 ‘뜨고나니 변했다’ ‘이래서 분칠한 것들은 믿으면 안된다’는 되려 세상의 쓴맛을 모르는 꼰대들의 18번이 돼버렸다. 이들이 쏘아올린 의미있는 작은 공이 결코 뉴스 한칸으로 끝나지 않기를 빌어 본다.

 

이희승 문화부 부장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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