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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 리뷰+This is Moment] 뮤지컬 ‘시카고’의 ‘위 보스 리치드 포 더 건’

입력 2018-06-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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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사진제공=신시컴퍼니)

 

콤플렉스였던 안짱다리를 활용해 온몸의 뼈마디를 따로 움직이는 밥 포시(Bob Fosse) 스타일의 재즈 댄스, 숨 쉴 틈 없이 흘러가는 댄스 넘버들에 실린 이야기, 제작진들이 ‘역대 최고’라고 극찬한 앙상블들의 대활약이 흥겹다.

 

무조건 어리고 아름다우며 자극적인 사연에 열광하는 사회 풍자, 화려한 도시 이면에서 억울하게 스러져가는 이주노동자 허냑에 빗댄 인종차별 그리고 오프닝 ‘올 댓 재즈’(All That Jazz)부터 교도소 여자들이 자신의 사연을 소개하는 ‘셀 블록 탱고’(Cell Block Tango), 두 여자의 화합이 흥미로운 ‘나우어데이스’(Nowadays), ‘핫 허니 래그’(Hot Honey Rag)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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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중 교도소 여자들이 자신의 사연을 소개하는 ‘셀 블록 탱고’ Cell Block Tango(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시카고’(8월 5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는 거의 모두가 좋았다. 1926년 쿡카운티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 동명희곡을 1975년 밥 포시가 꾸린 뮤지컬이다. 바람난 남편과 여동생을 살해하고 수감된 클럽 배우 출신의 벨마 켈리(최정원·박칼리, 이하 관람배우 우선), 불륜상대를 살해하고 수감된 코러스 걸 록시 하트(아이비·김지우)를 중심으로 꾸린 뮤지컬 ‘시카고’는 초연부터 지금까지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전세계에서 공연되는 작품이다. 

 

스타가 되기 위해 보다 자극적인 사연팔이에 나선 벨마와 록시, 그들을 부추겨 돈벌이에 나선 변호사 빌리 플린(안재욱·남경주), 그들의 연결고리 마마 모튼(김경주·김경선) 등이 물질만능주의, 남성 중심 도덕관, 외모지상주의, 인종차별 등으로 일그러진 사회를 관능적이고 위트 넘치게 비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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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중 ‘위 보스 리치드 포 더 건’(We Both Reached For the Gun)의 한국프로덕션(위)과 브로드웨이 버전.(사진제공=신시컴퍼니)

[This is Moment] 모든 게 좋았다! 그러나 아쉬움 하나 ‘We Both Reached For the Gun’


오래도록, 끊임없이 공연되는 콘텐츠의 저력은 실로 대단하다. ‘역시’이라는 감탄사를 절로 자아내던 ‘최정원을 위한, 최정원에 의한, 최정원의’ 벨마 켈리는 말할 것도 없다.

 

역대 최다 록시 하트 캐스팅 아이비, 18년만에 다시 마마 모튼으로 돌아온 김영주는 노련하다.

더불어 빌리 플린으로 새로 합류한 안재욱도 기대 이상이며 지난 시즌까지 앙상블로 활동하다 오디션을 통해 에이모스로 합류해 맛깔나게 ‘미스터 셀로판’을 선사하는 차정현도 대견하다.

거의 모두가 좋았던 극에 아쉬움이 큰 장면 하나가 록시와 빌리가 선사하는 ‘위 보스 리치드 포 더 건’(We Both Reached For the Gun)이다. 

 

빌리의 뜻대로 사연을 꾸리고 사건을 조작해 동정심을 끌어내는 록시의 첫 언론대면 인터뷰 장면이다. 마리오네트처럼 움직이며 입만 뻥긋거리는 록시와 복화술로 대사를 읊는 빌리, 하지만 한국 프로덕션에서의 빌리는 멀리서도 명확하게 보이게 입을 움직인다.

“빌리는 거의 입을 움직이지 않죠”라던 마마의 소개가 무색할 지경이다. 물론 물 흐르듯 흐르는 영어대사와는 달리 또박또박 발음해야 대사 전달이 가능한 한국어 버전에서 이 장면은 분명 난관이었을 터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18년째 꾸준히 공연되면서도 여전히 그렇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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