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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킬러가 기억을 잃고 무명배우가 됐을때 생기는 일!

[Culture Board] 유덕화 제작, 주연 나선 '엔드게임: 나는킬러다' 20일 개봉

입력 2022-01-19 19:00 | 신문게재 2022-01-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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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게임: 나는 킬러다 (Endgame, 人潮?涌)
극 중 32살로 나오는 유덕화. 실제로도 전혀 늙지 않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사진제공=찬란)

 

킬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영화는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꾸준히 반복되는 작품에는 역시 ‘한방’이 있다. 일본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으로 시작된 웃음 바이러스는 한국에서 유해진 주연의 ‘럭키’로 리메이크 돼 700만명에 가까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바통은 제작자로 나선 유덕화가 이어받았다. 영화 ‘엔드게임: 나는 킬러다’에서 유덕화는 우연한 사고로 삶이 뒤바뀐 킬러 역할까지 소화하며 여전히 변치않는 매력을 발산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리메이크된 국가의 취향이 제대로 묻어난다. 일본 원작이 가진 기발함을 ‘럭키’가 웃음까지 가미해 제대로 발효시켰다면 ‘엔드게임: 나는 킬러다’는 두툼하고 푸짐한 전병을 베어 문 느낌이다. 일단 목욕탕에서 톱 킬러와 연기자 지망생의 인생이 뒤바뀌는 설정은 똑같다.

엔드게임: 나는 킬러다 (Endgame, 人潮?涌)1
20일 국내 개봉을 확정지은 이 영화는 지난해 중국에서 개봉해 누적수익 1000억원을 돌파하는 초대박 흥행을 기록했다. (사진제공=찬란)

 

영화는 게으르고 빚도 많은, 매번 현장에서 잘리기 일쑤인 무명 배우 천샤오멍(샤오양)과 철저하고 럭셔리한 삶을 사는 저우취안(유덕화)의 극명한 삶을 보여준다. 공간만 바뀌었을 뿐인데 거기에 사는 사람에 따라 주변도 변하기 마련이다. 돼지 소굴이나 다름없던 무명 배우의 집은 기억상실에 걸린 깔끔한 킬러에 의해 낡지만 쾌적한 집으로 변신한다. 반면 아파트 CF 속에나 나올 법한 펜트하우스였던 킬러의 집은 정리라고는 모르고 산 배우에 의해 엉망이 된다. 매사에 계획을 세우고 꼼꼼히 적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저우취안과 될대로 되란 식으로 부딪히는 천샤오멍은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생존방식으로 살아나간다.

‘엔드게임: 나는 킬러다’의 또 다른 재미는 유덕화가 가진 연기론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저 하루 밥벌이로 단역을 전전하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에게 ‘초심’의 중요성을 슬쩍 던지는 식이다. 영화의 말미 나름 연기자로 살아온 천샤오멍과 기억을 잃고 자신이 배우인줄 알았던 킬러 저우취안이 죽는 연기를 두고 벌이는 설전은 이 영화의 백미이자 대배우 유덕화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쓴소리’이기도 하다.

살인청부와 복수라는 섬뜩한 소재를 무작정 코믹으로만 소비하지 않은 것도 이 영화의 장점이다. 12년째 아들을 홀로 키워온 당당한 워킹맘을 등장시켜 로맨스를 가미한 것도, 사랑에 배신당한 여성 빌런을 밉지않게 녹여낸 것도 요즘 시대에 걸맞는 현명한 서사다. 다소 쌩뚱맞아 보이는 제목 ‘엔드게임’의 궁금증은 영화를 보면 풀린다. 120분.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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