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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이동규·윤태호·서연정 “두려움 그럼에도 견뎌야 할 무게”

[Pair Play 인터뷰]

입력 2023-04-14 18:00 | 신문게재 2023-04-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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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이동규 서연정 윤태호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강림 역의 이동규(왼쪽부터), 덕춘 서연정, 김자홍 윤태호(사진=이철준 기자)

 

“시작부터 엄청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 같아요. 선배님들이 너무 잘하셨고 영화도 너무 잘됐고 웹툰도 인기가 너무 많잖아요. 초반에는 선배님들 영상을 보고 참고하기도 했는데 결국 제 걸 찾으려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이제 서울예술단 입단 3년차.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4월 15~3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저승 삼차사의 리더 강림으로 무대에 오를 준비에 한창인 이동규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이동규를 비롯해 김자홍 역의 윤태호, 덕춘 서연정에게 자신만의 강림, 자홍, 덕춘을 찾기 위한 여정은 “어려우면서도 설레는” 분투의 연속이었다.  

 

신과함께 강림 이동규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강림 역의 이동규(사진=이철준 기자)

이동규는 서울시뮤지컬단 연수단원으로 ‘작은아씨들’ ‘지붕위의 바이올린’에 출연했고 서울예술단에서 ‘윤동주, 달을 쏘다’ 앙상블을 시작으로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레오 마샬, ‘잃어버린 얼굴 1895’ 김옥균, ‘금란방’ 윤구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김자홍 역의 윤태호는 서울예술단 입단과 더불어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제이 헌터, ‘잃어버린 얼굴 1895’ 휘 그리고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시몬 등을 연기했고 덕춘 역의 서연정은 영국 마운트뷰 아카데미(Mountview Academy of Theatre Arts)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한 재원이다.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은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서울예술단을 대표하는 인기 레퍼토리 중 하나다. 

 

서른아홉에 죽은 김자홍(윤태호)과 그를 저승으로 인도할 저승차사 강림(이동규), 해원맥(최인형), 덕춘(서연정) 그리고 자홍의 저승 국선변호사 진기한(권성찬) 등이 펼쳐 보이는 이야기다.

웹툰 원작은 물론 김용화 감독이 연출하고 하정우·주지훈·김향기·차태현 등이 출연한 동명영화는 시리즈 두편 모두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가 하면 해외에서도 크게 주목받았다. 뮤지컬은 어떤가. 2015년 초연부터 2017년 재연, 2018년 삼연까지 서울예술단 시절부터 ‘슈또풍’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박영수·김도빈·조풍래를 비롯해 김다현·송용진·정동화(초연), 김우형·정원영(2017년), 서경수·이창용·조형균(2018년) 등(이상 시즌합류·가나다 순) 내로라하는 뮤지컬 스타들이 거쳐간 작품이다.


서울예술단은 그런 작품에 윤태호의 표현처럼 “이제 3년차다 보니 어떤 작품을 하든 저희에게는 처음 하는 공연”인 신입단원들을 주요 배역에 배치했다. 

 

신과 함께 공연사진 (1)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공연장면(사진제공=서울예술단)

 

견뎌내기에 녹록지 않았을 무게와 부담감에도 “이것저것 시도하며 새로운 것도 찾아보고 심도 깊게 캐릭터 들여다보기”에 나서는가 하면 “그 부담감을 어떻게 하면 저만의 캐릭터를 잘 표현하는 데 쓸 수 있을까” 고민하며 ‘캐릭터 동기화’를 위한 분투에 치열하게 임하고 있다. 덕춘 역의 서연정은 “반대로 생각하면 덕춘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 찾아볼 참고자료가 그만큼 많은 것”이라고 눙치기도 했다.

“그래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때는 만화책을 한번 더 보면서 저만의 덕춘을 만들어 나가고 있죠.”


◇좀 더 내면을 표현하는 자홍, 시니컬한 츤데레 강림, MZ세대 소녀팬 덕춘

신과함께 윤태호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김자홍 역의 윤태호(사진=이철준 기자)

 

“만화 속 김자홍은 되게 묵묵하고 많은 것에 조심스럽고 자신의 무언가를 얘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캐릭터 같았어요. 그렇다고 그대로 가면 무대에서는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그냥 스쳐 지나갔을 만한 김자홍의 내면을 좀 더 보여주자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어요. 내면의 고민, 예전 일들에 대한 가슴 아림 등을 좀더 표현하고 있죠.”

윤태호의 말처럼 내면을 좀 더 표현하는 자홍을 위한 새로운 넘버가 추가되기도 했다. 그의 표현처럼 “묵묵하고 모든 것이 조심스러운 김자홍”의 내면을 보다 잔잔하게 담아내는 새 넘버에 대해 윤태호는 “이제 남은 건 제가 무대에서 잘 해내는 것 뿐”이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처음 주요 인물로 무대에 서는 무게와 더불어 “멋있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짊어진(?) 이동규는 강림에 대해 “카리스마 있고 멋있지만 귀차니즘과 권태감도 있는, 마냥 무겁지만은 않은 캐릭터로 느껴져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신과함께 서연정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덕춘 역의 서연정(사진=이철준 기자)

 

“한 캐릭터에서 보여드리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너무 고민을 하느라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에만 집중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진짜 내 걸 잘 하자 잘 하자 잘 하자’ 했는데 런(실제 공연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는 연습)을 돌면서 노래, 대본, 합 등이 다 맞춰져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조금씩 나아졌죠. 카리스마 있는 모습, 권태감을 어떻게 표현할까 보다는 좀 시니컬한 모습으로 표현해 보고 있어요.”

서연정은 “덕춘이는 드라마가 있기 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나오는 캐릭터여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장면 하나하나를 만들며 나름 캐릭터를 분석했는데 런을 돌기 시작하면서 길을 잃은 적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김동연) 연출님과 얘기하고서야 다시 제 갈 길을 찾았어요. 저승 삼차사 중 가장 인간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대변하는, 가장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저만의 방식으로 잘 표현되기를 바랐죠. 그래서 소녀팬 이미지를 생각했어요. 원귀 유성연(김용한)을 비롯한 인간을 아끼고 위하는 마음을 가진, 강림을 동경하며 바라보지만 할 말은 하는 요즘 세대 소녀팬이요.”

 


◇입단 3주만에 참여했던 ‘윤동주, 달을 쏘다’를 다시 한번!

신과함께 이동규 윤태호 서연정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강림 역의 이동규(위부터), 김자홍 윤태호, 덕춘 서연정(사진=이철준 기자)
“입단 3주만에 2주 연습하고 ‘윤동주, 달을 쏘다’ 무대에 올랐어요. 그래서 동기들과 서로 의지하면서 더 친해질 수 있었죠. 멋모르고 처음 했던 작품이라 아쉬움도 남지만 정말 재밌었거든요. 그래서 제대로 준비해 ‘윤동주, 달을 쏘다’를 다시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이렇게 전한 이동규는 “항상 관객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연습을 열심히 하면서 차곡차곡 잘 쌓아 보겠다”며 ‘다윈 영의 악의 기원’과 ‘레미제라블’ ‘영웅’ 그리고 ‘록키호러쇼’를 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았다.

“연극도 해보고 싶어요. 뮤지컬 전공이라 연극을 한번도 못해봤거든요. 고3때 ‘트루웨스트’를 봤는데 너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트루웨스트’에서 형인 리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희로애락 등 여러 감정들이 잘 느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래서 극장을 찾은 분들이 리프레시하고 갈 수 있게 해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윤태호 역시 “저도 ‘윤동주, 달을 쏘다’를 꼭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더불어 항상 제 꿈 목록에 있는 작품이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의 지저스예요. 이번에 시몬을 하면서 더 좋아졌어요. 언젠가는 꼭 하는 날이 오겠죠?”

영국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서연정은 “지금까지는 학업 위주로 공부하는 기간을 길게 가지다 보니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되게 간절했던 것 같다”며 “무대에 오를 생각에 떨리기도 하면서 신나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지금은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무대에서 배운 걸 토대로 좀 더 성장하자는 마음으로 많이 질문하고 부딪히고 도전하자는 게 제 목표 같아요.”

서연정은 “저와 같은 캐릭터에 200명이 캐스팅 되도 저로 보고 싶게 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며 “정확하게 정의되지는 않지만 저 사람이 연기하는 공연으로 보고 싶다 생각하게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예술단 작품 중 여자 주인공은 다 해보고 싶어요.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선화,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루미 헌터를 비롯해 한국에서 한다면 ‘디어 에반 핸슨’ 조이 머피, 섹시미를 좀 보강한 후 ‘물랑루즈’ 사틴 그리고 ‘레드북’ 안나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신과함께-저승편’에 집중하면서 경험을 많이 하는 게 제일 중요한 때인 것 같아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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