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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를 가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곽상언vs최재형vs금태섭

현역 프리미엄 없어…재선이냐 탈환이냐

입력 2024-03-27 14:52 | 신문게재 2024-03-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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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브릿지경제 총선특별취재팀은 접전 지역을 밀착 취재해 후보들과 유권자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 다섯 번째 지역은 서울시 종로구다.

서울 종로구는 ‘정치 1번지’로 역대 3명의 대통령(윤보선, 이명박, 노무현)을 배출한 지역구다. 이 같은 상징성과 함께 청와대, 정부중앙청사, 서울지방경찰청 등이 밀접해 있고 경복궁 등 문화유산을 보유한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중심지다.

최근 종로구는 인구 감소로 이번 4·10총선에서 합구가 예상되기도 했다. 종로구 인구는 지난 2015년 16만명대에서 2020년 14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종로구는 실제 거주 인구보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종로는 여야 지지층이 편중돼 있지 않고 부동층 비율이 높아 선거에서 ‘스윙 보터’ 성격도 강한 곳으로 꼽힌다. 현역 프리미엄이 없는 지역구로, 제헌국회 이래 종로구 3선은 윤보선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박진 의원뿐이다. 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당선됐고, 21대 총선에서는 같은 당 이낙연 전 총리가 선출됐다. 지난 2022년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는 현역인 기호 2번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에 대항해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7번 개혁신당 금태섭 후보가 종로구 탈환에 나선다. 3명의 후보 모두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으로 법조인 3자 구도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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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후보가 지역 주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곽상언 페이스북)
“노무현 정치 계승…종로구 정치 회복의 주춧돌 될 것”

곽 후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종로는 노 전 대통령의 옛 지역구이기도 하다. 곽 후보는 지난해 말 종로 출마 기자회견에서 “노무현의 정치를 계승하는 것이 내 숙명”이라며 “총선에서 종로구를 탈환해 종로구 정치 회복의 주춧돌이 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역 심판론을 내세워 종로구에 곽 후보를 단수 공천했다. 곽 후보는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이 지역 현역 의원이었던 이낙연 전 총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후 2년간 종로구의 지역위원장을 맡아 지역 활동에 공을 들여왔다.

곽 후보는 ‘말이 통하는 정치인’으로 지역 통합을 이끌어낼 인물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온라인 판로 개척을 위한 이커머스 업체 연계, 1인 가구·청년층 이용편의 개선 등 종로구 현실을 반영한 전통시장 지원책, 무료 배달 서비스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경로당별 시설과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도 약속했다.

특히 곽 후보는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지로 논란이 된 열린송현녹지광장의 원안 추진 등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람이 돌아오는 고장으로 만들어야 되고, 사람이 살 수 있는 터전으로 만들어야 된다.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되고 생활수준의 격차를 해소시켜야 된다”며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으로 이념의 전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혜화역 인근에 거주하는 30대 한 주민은 “개인적으로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민주당 지지자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도 있다”며 “곽 후보가 말했던 것처럼 그 뜻과 정치를 계승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또 “다른 공약들도 중요하지만 청년층 지원을 내세웠으면 좋겠다”며 “현재 의원은 청년층에게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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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가 지역 주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재형 선거캠프)
“집권여당 후보…신속한 예산 집행과 확실한 지역 발전 주도”

재선을 노리고 있는 최 후보는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로서의 강점을 어필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해야 당정간 긴밀한 협조가 가능하고, 이를 통한 정부의 신속한 예산 집행과 정책 실현, 확실한 지역 발전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연일 지역 간담회와 거리 도보 인사를 통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민생을 살피고 있다. 그는 ‘구민의 삶이 풀리는 6대 공약’을 중심으로 분야별 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사통팔달 편리한 교통, 질 높은 주거도시 종로, 종로교육 명문화, 문화관광 일자리 경제, 따뜻한 복지도시 종로, 청소년·장애인·다문화 지원 강화다.

특히 최 후보는 지난 2년간 서울시에 고도지구, 자연경관지구, 용적률 등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최근에는 서울시와 협의해 고도지구 규제를 풀어내는 성과를 보였다. 여기에 종로구는 오는 6월 자연경관지구 규제 완화 방안 마련용 자체 용약 발주 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모아타운 등의 사업성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최 후보는 “누구나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해결할 수 있는 이는 얼마 없다. 최재형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한다”며 “40년 동안 안 되던 것을 불과 2년 만에 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서울시장, 종로구청장과 함께 추가적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종로 발전을 제대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몇몇 주민들은 최 후보의 재선을 바라는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경복궁역 인근 음식문화거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한 50대 주민은 “최 후보는 무언가 하려는 게 보인다”며 “이 지역(종로) 의원으로 하던 것들은 마무리하고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려면 이번 총선에서도 당선돼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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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개혁신당 금태섭 후보가 지역 주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태섭 페이스북)
“종로를 파리처럼…전통과 개발이 공존하는 도시 만들 것”

금 후보는 거대 양당 체제를 격파하겠다 선언하고, 지역 곳곳을 순회하며 민심 공략에 나섰다. 특히 ‘품격 있는 재개발’을 강조하며 새로운 종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금 후보는 출마 이후 전통과 개발이 공존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전통과 문화를 보존하면서도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종로를 파리처럼’이라는 공약을 내세워 과감한 재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창신-숭인 재개발 속도를 높이고, 9개 대학 캠퍼스의 담장을 허물어 종로를 대학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또 5분 콜 버스로 모든 골목과 지하철역을 5분 내로 연결해 주민 이동 편의성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금 후보는 최근 한 라디오에서 “파리를 보면 파리가 종로만큼 전통이나 문화재가 풍부한 도시인데 시민들의 삶이 편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개발했다. 시민들의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면서 “그런데 종로는 그게 안 된다. 이화동, 창신동 고갯길을 올라가 빈집이 많은 것을 보면 정말 시민을 위한 정치가 안 돼 있다는 걸 느낀다. 구호가 종로를 종로답게인데 우리는 종로를 종로답지 않게 이제는 바꿔보자, 파리처럼. 그런 것이 저의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창신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서울에서도 종로는 과거와 현재가 함께하는 특색이 있는 곳”이라면서 “여러가지로 장점이 많고 특별한 지역인데, 이것들이 빛을 보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종로에 출마하는 정치인들이 지역을 알면 뭐 얼마나 알겠나”며 “민주당도 싫고 국민의힘도 별로다. 이번에는 다른 정당에 투표할까 싶다”고 말했다.

권새나·김상욱 기자 saen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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