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전문가 기고

[전문가 기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정착 기대

입력 2017-06-29 12:58 | 신문게재 2017-06-28 23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이인덕 사진
이인덕 서울의료원 간호부장

“어!”라는 감탄사와 함께 “될까?” 라는 의문으로 내게 다가온 제도. 2013년 ‘보호자 없는 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포괄간호서비스’를 거쳐 지금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불리어지는 제도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한 조를 이뤄 24시간 입원환자를 돌봐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간호사로 현장에 있으면 간병 문제로 가족 간 불화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보호자와 환자를 많이 본다. 특히 메르스 같은 국가 재난적 전염병이 확산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보호자가 필요 없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환자들을 위해 꼭 정착시키고 싶은 제도였다.

하지만 시범사업 2년을 포함해 시행 4년이 지난 올 5월 말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전국적으로 338곳에 2만 2289병상에 불과하다. 정부나 건보공단이 당초 목표로 삼았던 1556개 의료기관의 21.7%에 그치는 낮은 참여율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사업을 평가한 연구결과(고려대학교 예방의학과, 2015)에 의하면 환자 보호자들은 제도 이용으로 사회활동의 기회가 증가했으며, 간호사의 직접 제공시간은 늘고(1.7배),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는 10% 이상 높아졌다. 또 85% 이상이 주위에 권하거나 다시 이용할 의사를 보이는 등 제도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동 내 간호배치를 높임으로써 업무 부담이 줄어 간호사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특히 감염(2.87배), 욕창(2.45배), 낙상(2.32배)의 위험비가 일반 병동에 비해 낮아 ‘간병비’라는 경제적인 부담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입원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좋은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서비스의 참여율이 낮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용 간호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근 간호대 정원 증원과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를 통한 유휴인력 확보 정책 등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병원에서 일할 간호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간호사 처우가 낮아 그렇다는 의견과 대형병원, 대도시 쏠림 현상과 야간근무를 해야 하는 병원이 아닌 다른 현장에서 일하려는 간호사가 많아서 그렇다는 의견들이 팽팽하다. 실질적인 근로환경 및 처우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 수집과 학계 전문가의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약한 ‘나라다운 나라’란 국민의 고통과 슬픔이 한 개인의 일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국가가 정책적으로 해결해주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임상현장에서 지켜보는 간병의 고통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성공적인 정착으로 해결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국가가 모든 입원환자를 책임지고 돌봐주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 제도를 이용해본 환자와 가족들의 눈물겨운 사연을 접하다 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발생하는 국가 비용보다 환자 가족의 손발을 풀어주어 간병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얻는 국가적·사회적 이득이 훨씬 더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령화와 핵 가족화로 가족간병이 날로 어려워지는 이 시점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안정적 정착으로 “될까?”라는 의문이 “어! 성공했네”가 되어 우리 국민들의 간병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경제적 부담도 대폭 덜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이인덕 서울의료원 간호부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