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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일상 위협하는 미세수면… 체질 따라 불면치료해야

입력 2022-05-03 07:00 | 신문게재 2022-05-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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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이종훈 대표원장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한국은 세계에서 평균수면이 가장 짧은 나라다. 2014년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7시간 49분을 잔다. 이는 18개 조사 국가 가운데 꼴찌다. 가장 긴 수면시간을 기록한 나라는 8시간 50분을 자는 프랑스이며 이어 미국(8시간 38분), 스페인(8시간 34분) 순이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부족한 수면이 빚처럼 우리 몸에 차곡차곡 누적되어 일상의 활력을 저하시키고 만성질환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수면부족을 ‘수면 부채(sleep debt)’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수면 부채가 쌓이면 미세수면(micro sleep)과 자동행동 같은 위험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깨어 있는 동안 1~10초 정도 지속되는 짧은 수면을 미세수면이라 하는데, 운전 중 이런 미세수면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8시간을 자야 하는 사람이 4~6시간 밖에 못 잘 경우 대부분 좀 힘들어도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틀 이상 수면부족이 지속될 때는 신경이 예민해지고 정신이 멍해지기도 한다. 복잡한 일을 하기 힘들어지고 두통이나 소화불량 또는 몸의 통증도 쉽게 생긴다.

신체는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평소에 약 7:3의 비율을 이루며 자율신경을 조절하는데, 어떤 사람은 교감신경이 너무나 항진되어 있기도 하다. 그 원인은 다양하지만 평소에 땀과 열이 많고 겨울철에도 시원한 물을 찾는 사람 중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이런 경향성을 보인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불면치료에 체질과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재를 처방한다. 교감신경 항진으로 인한 불면증에는 ‘황련’이 들어간 처방을 주로 쓴다. 반면, 평소 추위를 타고 걱정이 많고 예민한 사람의 불면증은 자율신경 전체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고 이 때는 ‘복령’이 들어간 처방을 주로 한다.

‘산조인’은 불면 치료의 단골 약재로 묏대추의 씨앗을 건조한 것이다. 산조인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뇌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통해 수면의 질과 뇌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용 시 대변이 무르게 나오고 설사하는 경향이 있으니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 의지대로 수면을 조절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수면이 힘든 사람들은 수면제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의존성과 금단증상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1차적으로 한약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정상수면 시간과 패턴을 찾으면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고 일상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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