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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탐구생활] ‘그냥 쉰’ 청년, 39만명…전문가 “유형별 맞춤 지원 필요”

청년 인구 감소에도 ‘쉬었음’ 인구는 전년대비 1만8000명 증가
니트 경험자, 취업 유지 비율 적어…정부, 노동시장 진입방안 고심
청년 절반 이상 첫 일자리 이탈…“노동시장 회귀 청년 지원 고민해야”

입력 2023-07-23 13:47 | 신문게재 2023-07-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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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의 명암<YONHAP NO-3143>
지난 5월 31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태양의 정원 광장에서 열린 ‘2023 종로구 온오프 청년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문서작성대에서 입사지원서를 작성하고 있다.(연합)

 

일할 의사도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이른바 ‘니트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니트 청년’ 현상이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니트 청년’ 유형에 맞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청년층 인구(15~29세)는 841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만9000명(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 또한 줄었는데,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50.5%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p 내려섰다. 고용률 역시 47.6%로 지난해보다 0.2%p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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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인구 감소로 인해 취업자(400만5000명)와 실업자(24만7000명), 비경제활동인구(416만4000명) 모두 감소 추세에 있다. 그러나 전년대비 취업자는 9만9000명·실업자는 7만3000명 줄어든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7000명 줄어드는데 그쳤다. 노동시장에 참여하거나 참여할 의지가 있는 취업자와 실업자는 크게 줄어든 반면 당장 노동시장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 비경제활동인구의 감소 폭은 비교적 적은 것이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 중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을 준비하지 않고 있는 비중은 84.8%로 전년대비 1.7%p 올랐다. 청년 취업시험 준비자는 지난해 4년 만에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니트 청년 ’ 증가 추세…노동부, 청년도전 지원사업 통해 지원

문제는 청년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날 경우 청년들의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니트는 교육을 마친 뒤에도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으면서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국가통계포털의 지난 6월 비경제활동인구 연령/활동상태별(쉬었음) 통계를 살펴보면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전년동기대비 1만8000명 늘어난 38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30대(25만6000명), 40대(23만3000명)뿐만 아니라 50대(33만4000명)보다 많은 숫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한국 청년의 니트 비율은 18.4%로 OECD 국가 청년의 평균(13.4%)보다 높은 수준이다.

청년의 니트 현상은 당장 청년층 취업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청년층 미취업률 증가는 개인소득과 생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 사회적으로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증가시키고 인적자원 손실로 인한 국가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청년 니트 경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향후 취업을 유지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지난 2021년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환위기 당시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던 청년의 10년 후 취업자 비율은 48.3%, 22년 후 취업자 비율은 37.4%에 불과했다. 반면 당시 구직활동을 한 청년들의 10년 후 취업자 비율은 74.7%, 22년 후 취업자 비율은 76.5%로 나타났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구직단념 청년을 발굴하고 구직의욕을 높여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청년도전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사회활동 참여의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이수할 경우 직업훈련과 고용촉진장려금 등을 연계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사업을 확대 개편해 시행하고 있다. 기존 1~2개월 도전지원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5개월 이상의 중·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원 대상 구직단념 청년도 고등학교 졸업자와 대학졸업 유예생 등으로 늘렸다. 단기프로그램 이수에 따른 지원금도 확대하는 한편 중·장기 프로그램을 이수할 경우 지원하는 인센티브도 신설했다. 내년부터는 단년도 사업이 아닌 다년도 사업으로 전환해 니트 청년의 노동시장 참여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최근 청년도전지원사업 참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부터는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니트 청년 조기 발굴체계를 구축해 초기 니트 청년을 대상으로 자조모임과 심리상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청년 정책이 필요할 경우 이를 연계·지원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청년 친화적인 조직 문화로 변화할 수 있도록 CEO와 중간관리자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입사 초기 청년들에 대한 온보딩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0712 이정식장관_청년도전지원사업 운영기관 간담회 (6)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시 은평구 소재 서울 청년센터 은평오랑에서 청년도전 지원사업 참여 청년 및 운영기관 담당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고용노동부 제공)


◇‘불안정 노동시장’도 원인 중 하나…“맞춤형 지원 적시에 전달해야”

다만 ‘니트 청년들’의 문제를 청년 개인의 문제로 결부시키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의 졸업 후 첫 일자리에서 근속하는 기간은 평균 1년 6.6개월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보다 0.2개월 내려간 것이다. 현재 근무 여부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65.9%가 그만둔 상황이라고 밝혔다.

첫 일자리를 그만 둔 사유는 보수나 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이 45.9%로 가장 많았고, 계약기간 만료 등이 14.7%로 뒤를 이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0.8%p·0.7%p 오른 것으로, 일자리 질 악화로 인해 첫 일자리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니트 청년’ 6명과 인터뷰를 진행한 뒤 이를 분석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니트상태를 경험한 청년들의 생애사’ 연구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청년들에게는 예상하지 못한 사건, 부정적 노동시장의 경험, 누구나 될 수 있는 니트상태 등의 전환점을 맞았다. 일례로 한 청년은 대학 졸업 이후 공연기획일을 시작했지만, 한 달에 20~3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던 중 퇴사했다. 이후 내일채움공제를 통해 채용된 기관에서는 제도가 지원하는 기간까지 근무한 뒤 해고당했다.

보고서는 “청년들에게 발견된 적응 전략으로 끊임없이 학습과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취업성공패키지를 대표로 한 청년고용지원제도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인턴이나 청년창업 등 현재의 정책은 실업이라는 상태를 취업으로 바꿔 청년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본질적·장기적으로 청년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불안정 노동시장으로 회귀하기도 하면서 온전히 자신의 삶을 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돕고 있는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역시 ‘니트 청년들’의 유형에 맞춘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례로 일명 ‘은둔형 외톨이’ 청년은 기존에 있는 고용서비스 전달체계를 지원하기 힘든 성향이 있는 만큼 발굴 지원체계를 추가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보호종료아동이나 자립준비청년도 ‘니트 청년’이 될 가능성이 큰데, 생활에서 필요한 주거·금융지식 등에 대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단순히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뿐만 아니라 자립 준비 청년, 은둔형 외톨이 청년도 니트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도 공무원시험을 접수하기 전까지는 니트에 포함된다”면서 “워낙 다양한 유형이 있으니 유형을 잘 정리해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전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세종=김성서 기자 bible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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