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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시사] 비부(鄙夫)

입력 2020-10-15 14:19 | 신문게재 2020-10-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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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孔子)는 <논어>에서 오로지 자리에만 연연하며 살아가는 속물근성인 사람을 ‘비부(鄙夫)’라고 칭했다. 여기서 비(鄙)는 비열하고 졸렬하다는 뜻이다. 공자는 비부의 특성을 크게 두 가지로 정의했다. 첫째, 자리를 얻지 못했을 때는 어떻게 해서든 그 자리에 오를까 노심초사하며 암중모색하는 사람이다. 다음은, 원하는 자리에 올랐는데도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그 자리를 지킬까를 고민하면서 해서는 안될 일까지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이다. 공자는 이런 사람들을 ‘참으로 어리석고 천한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공자는 인생을 헛되이 사는 비부들에게 ‘용즉행 사즉장(用則行 舍則藏)’이라는 말로 교훈을 주었다. 즉, 세상이 나를 알아주면 나아가고 나를 버리면 조용히 물러가라는 말이다. 누군가 내 진짜 가치를 알아주면 세상에 나아가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되,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억지로 자기를 내세우며 소란을 피우지 말고 조용히 물러나 ‘때’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공자는 그러면서 “자기 삶을 즐기며 사는 것이 선비의 중요한 진퇴(進退)의 철학”이라고 가르쳤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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