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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인간보다 우월한 AI, 축복인가 재앙인가

[안종배 회장의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미래세상] (2) AI 미래와 인류의 미래

입력 2021-11-08 07:00 | 신문게재 2021-11-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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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인공지능의 마지막 발전 단계는 ‘슈퍼 인공지능(ASI)’이다.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으며,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초(超) 인공지능이다. 슈퍼 인공지능은 인류가 그 동안 풀지 못했던 기아 해결이나 생명 연장, 기후변화 및 우주개발 대응 등의 난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에 충분한 사전 준비와 대응책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인공지능을 제어하지 못하고 그에 정복 당해 노예 신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 인공지능의 핵심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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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면 여러 가지 융합적 기술이 필요하다. 인간의 언어를 알아듣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기술, 이미지와 영상을 보고 무엇인지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술, 상황을 이해하고 정서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기술, 의사 결정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기술 등등. 

먼저, 자연어 처리기술(Natural language processing)이 있다.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게 해 사람처럼 인식하고 말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자연어 소통은 사고 역량과 연결되어 있어 컴퓨터와 지능을 위한 중요한 기술이다. 음성인식 기술과 결합해 발전하면서 검색, 자동번역과 통역, 챗봇, 인공지능 스피커, 인공지능 비서, 대화형 지능형 로봇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자연어 소통을 평가하는 방법으로는 1950년 영국의 전산학자였던 옐런 튜링이 개발한 ‘튜링 테스트’가 있다.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생각하고 대화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기계에 재능이 있는 지를 판별하는 테스트다. 컴퓨터와 대화하는 줄 모르는 일반인 심사위원 30명이 컴퓨터와 분리된 상태에서 5분 동안 소통한 후 그 30% 이상이 사람과 대화했다고 믿는다면 통과된 것으로 간주한다.

다음은 인공 신경망 기술(ANN, Arificial Neural Network)이다. 지금의 인공지능 시대를 가져오게 한 핵심기술이다. 인공 신경망은 인간의 뇌를 모방한 컴퓨터 학습 알고리즘이다. 두뇌 신경세포인 뉴런(neuron)과 뉴런 간의 신호 연결 지점인 시냅스(synapse)를 알고리즘 프로그램으로 재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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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신경망은 인간의 두뇌가 학습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모방했다. 인공 시냅스의 결합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한 인공 뉴런이 학습을 통해 인공 시냅스의 결합 세기를 변화시켜 문제 해결 능력을 높여가는 알고리즘 구조인 것이다. 관련 연구는 1943년 워렌 맥컬럭과 월터 피트에서 시작해 프랭크 로젠블럿이 1957년 인간의 두뇌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구성한 ‘퍼셉트론’이라는 최초의 신경망 모델을 발표하면서 가속화된다. 

이후 1982년에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가 이를 보완해 역전파(backpro pagation) 방법, 즉 결과를 보고 역으로 앞으로 가서 조정하고 학습하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딥 러닝의 기초를 놓았다. 그가 2006년 ‘심층 신념망을 위한 빠른 학습 알고리즘’이란 논문을 통해 딥러닝을 정식 소개하면서 인공지능은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 인공지능의 미래 발전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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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인공지능은 이미 인류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트랜드는 단순히 인지 능력에서 벗어나 인지한 환경 속에서 최적의 답을 찾아내고 여기에 스스로 수행한 학습을 더해 추론 및 예측을 한다. 

미래에는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하는 등 행동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맥킨지는 2025년 인공지능 산업의 시장 규모가 2000조원에 이르고, 인공지능으로 인해 7000조원에 이르는 파급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의 미래 발전은 3단계로 이뤄지고 있다. 흔히 ‘약 인공지능’이라고 말하는 ‘협의 인공지능’(ANI, 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이 첫 번째 단계다. 현재 대부분의 인공지능으로,  특정한 부분에서는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을 가진다.  알파고의 바둑, 구글의 자동 번역기, IBM 닥터 왓슨이나 국내 닥터 엔서, 애플의 시리, 아마존 알렉사, 페이스북의 자동 얼굴 인식, 소프트뱅크의 페퍼 로봇, 앤비디아의 무인 자율 주행자동차 등에 적용되고 있는 인공지능이다.

다음은 범용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으로, 흔히 ‘강 인공지능’이라 불린다. 모든 영역에서 인간과 대등한 지능을 가진다. 알파고의 바둑이나 구글 번역기의 외국어 번역 같은 특정 분야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인간보다 우월하다. 

2020년 12월에 알파고 개발사인 딥마인드는 범용 인공지능의 초기 모델인 ‘뮤제로(Muzero)’를 발표했는데, 일체의 규칙과 정보 제공 없이도 바둑이나 체스 등을 스스로 마스터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 주었다. 세계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민권을 획득한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도 범용 인공지능을 향해 더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마지막은 슈퍼 인공지능(ASI)이다. 초인공지능으로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는다. 스스로 판단하는 자유의지도 갖고 있다.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범위로 능력의 한계 없이 발전한다. 결국 한 개의 슈퍼 인공지능이 전 인류 지능의 합을 넘어서는 특이점, 즉 싱귤래리티(singularity)가 도래하게 된다. 

인공지능 과학자 겸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현재의 인공지능 발전 속도로 볼 때, 2045년에 인류는 그 특이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슈퍼 인공지능이 구현되면 인류가 그 동안 풀지 못했던 기아, 기후변화, 우주개발 등의 난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인간 능력과 수명의 무한확장에 기여할 것이란 긍정적 시각도 있다. 

반면에 이에 대한 사전 준비와 대응 조치가 없을 경우 디스토피아 영화처럼 인류가 인공지능 기계를 제어하지 못하고 오히려 정복당해 노예가 되는 미래가 점쳐지기도 한다.


◇ 인류의 미래, 인간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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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2020년에 인공지능의 미래 발전 방향을 8가지로 제시했다. 업무 처리 숙련도가 성장하는 인공지능, 일상 생활 속 활용이 쉬운 인공지능, 인간과 협의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인공지능, 소통과 설명이 가능한 인공지능, 다양한 대상과 상호작용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인공지능, 문제 인식과 자가 통제하는 인공지능, 헌신적 이타적 윤리지능과 법적 규제를 준수하는 인공지능 등이다.

인공지능은 빠른 속도로 인류의 삶에 영향을 주며 진화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기계 자동차는 물론 기업 경영과 보건 의료 국방 금융 복지 보안 등 다양한 응용 서비스 분야에서 필수로 자리 잡았다. 언론 문학 영화 광고 음악 그림 등 인류의 고유 영역으로 여겼던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창작물로 인간과 겨루고 있다.

IBM은 미래에 인공지능과 인간이 대화하고 교류 협력하는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도하고 멘토링하는 수준까지 발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래서 인간과 인공지능간 협업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만간 우리는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인 AQ(AI Quotient), 즉 인공지능 지수를 개발해 이를 개인과 조직 그리고 사화와 국가의 역량으로 평가받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곧 특정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분야가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인공지능을 내 경쟁자로 볼 것이 아니라 내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는 조력자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때가 되었다. 

인공지능은 동전의 양 면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류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해를 끼칠 수도 있다. 때문에 인공지능이 인간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고, 인간의 제어권 내에 있을 수 있도록 인공지능 윤리를 법제화하고 이를 준수토록 하는 국제적 공동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말처럼, 인공지능이 발전해 우리 인간보다 똑똑해지면 어쩌나 하고 불안해 할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에 올라타서 인공지능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조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인공지능시대 인류의 미래는 우리 인간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안종배 국제미래학회 회장·대한민국 인공지능포럼 공동회장 daniel@cleancontent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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