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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비대위, 선거패배 후폭풍에 총사퇴…전당대회 앞두고 계파갈등 우려

이재명 당권 도전 놓고 친문·친명 갈등 극대화
민주, 3일 의원·당무위 연석회의…비대위 총사퇴 후속 논의

입력 2022-06-02 15:59 | 신문게재 2022-06-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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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사퇴 기자회견 마치고 인사하는 민주당 비대위
더불어민주당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2022.6.2(연합)

 

6·1 지방선거 참패의 충격으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일 총사퇴를 결정함에 따라 당분간 리더십 공백 사태가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한 평가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뒀던 만큼 대선과 지방선거 2연패의 책임론을 놓고 극심한 내홍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지도부 총사퇴 의사를 밝히며 “대선과 지선에 대한 평가와 전당대회를 준비할 당의 새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중앙위원회를 통해 구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상임고문이 스스로 입장을 밝힌 바 없지만 당 안팎에선 이 고문이 차기 당권이 걸려 있는 8월 말 전당대회의 대표직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는 만큼 그동안 잠복해 있던 친명(이재명)계, 친문(문재인)계 간 계파갈등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친문계 의원들은 대선 두 달 만에 나란히 등판한 이재명 상임고문과 송영길 전 대표의 ‘책임론’을 집중 부각했다.

전해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필요에 따라 원칙과 정치적 도의를 허물었다”며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변명과 이유로 자기방어와 명분을 만드는 데 집중해 국민들이 기대하는 민주당의 모습과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의원도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한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에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고 꼬집었다.

신동근 의원은 “숱한 우려와 반대에도 ‘당의 요구’라고 포장해 송영길과 이재명을 ‘품앗이 공천’했고, 지방선거를 ‘이재명 살리기’ 프레임으로 만들었다”며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뒀다”며 “더 정확히 말하면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계파에 속하지 않은 ‘소신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고문의 당권 도전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고문이) 보궐선거에 나온 이유 중 하나가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간신히 경기도에서 이겨서 조금 할 말은 있지만 이번 대참패의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깔끔하게 전당대회에 출마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고문이) 당대표로 나오는 것보다는 한 걸음 물러서서 전체 판에 대한 일정한 조율 정도 그리고 숙고의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고 했다.

반면 친명계는 이번 지방선거 완패를 당내 세력 교체의 명분으로 삼으며 이 고문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당내 기반을 다지고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유지하겠다는 기류가 엿보인다.

친명계인 정성호 의원은 “국민들께서 다시 매서운 회초리를 내려치면서도 가느다란 희망은 남겨 놓았다”며 “국민의 호된 경고를 받고도 민주당이 기득권 유지에 안주한다면 내일은 없다”고 말했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친문계와 친명계의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3지대 원로급 인사가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의 ‘대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당권 싸움으로 사실상 당이 둘로 쪼개지는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편 민주당은 3일 오후 2시 6·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총사퇴와 관련, 국회의원과 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비상 지도부 구성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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