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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용인술을 뛰어넘은 파트너십

입력 2023-12-13 14:32 | 신문게재 2023-12-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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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부도(富道) 1단은 근(勤), 2단은 검(儉), 3단은 축(蓄), 4단은 업(業), 5단은 유(柔), 6단은 인(忍), 7단은 ‘더불어 여(與)’다. 여인(與人)이다.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다. 여인정신(與人精神)이다. 바로 파트너십이다. 돈을 벌기 전에 사람을 얻어야 한다. 큰 돈은 더욱 그렇다.


프로는 사람을 소중히 하고 아마추어는 돈을 소중히 한다. “정사를 함이란 사람을 얻는 것이다.(爲政 在於得人·위정 재어득인)” 공자 말씀이다. “부를 얻는다는 것은 곧 사람을 얻는 것(爲得富 在於得人·위득부 재어득인)”이라는 뜻이다.

용인술(用人術)은 말 그대로 사람을 쓰는 기술이다. 거기에는 사람을 도구라고 여기는 철학이 내재해 있다. 그래서 용인술은 제왕의 것이다. 권위주의 시대의 것이다. 조직폭력배 두목의 것이다.(이해익저 ‘한국CEO의 조건’)

상당수 한국의 대표적 재벌 창업자들이 바로 용인술의 대가 소리를 들었다. 사람을 사람 대접하지 않고 주인의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 여겼다. 또 사람 스스로도 그러려니 하고 부지불식간 노예화 되어갔다.

이제 생산의 원천은 토지나 설비, 그리고 돈보다도 사람인 세상이 되었다. 피터 드러커에 의하면 ‘60kg의 몸보다 4kg의 머리로 일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창조적 두뇌에 따라 판가름이 나는 세상이 되었다. 단순 반복적인 일에 절은 사람, 열심히 노력해서 박사나 교수가 되었거나 자격증이 많아도 앵무새처럼 흉내나 내고 베끼는 사람은 필요 없는 세상이다. 횡설수설 초점을 흐리고 떠드는 사람, 머릿수나 헤아리는 데 이골 난 군사 문화에 젖은 화이트칼라는 이제 중요 인자가 아니다.

금융계의 신화적 인물인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독특한 인재관이다. 자격증 많은 인재를 꺼린다. 도전적이거나 창조적이지 못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도 상당수 CEO들은 노예같은 사람을 끼고 돌기 일쑤다.

한국의 대표적 기업에서 있었던 사례다. 월급쟁이로 부회장까지 오른 그가 받는 연봉은 200억원을 넘었다. 만인이 부러워했다. 그런데 그것은 오너의 비자금 마련을 위한 방편임이 드러났다. 연봉으로 받은 돈의 상당부분을 남모르게 오너에게 되바쳤다. 오너의 비자금 사건이 특검수사에 오르면서 세상에 알려진 사건이었다.

헤드 헌팅(Head Hunting). 헤드는 중요한 인재를 뜻한다. 헌팅이란 사냥이다. 가만히 생각하면 맹랑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인재를 사냥하다니….

유비가 제갈량과 함께 하려고 노력한 삼고초려는 못할망정 인재사냥은 너무나 끔찍하다. 이제 용인술은 가라. 여인정신이 답이다. 그게 바로 파트너십이다.

마우쩌둥에게는 저우언라이가 파트너였고 빌 게이츠에게는 스티브 발머가 동반자다. 드골에게는 앙드레 말로가 있었듯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에게는 99세로 11월28일에 소천한 평생 파트너 고 찰스 멍거가 있었다.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 역사가 가르쳐주는 지혜는 명쾌하다. “겸손하라! 욕심을 버리고 더 큰 꿈을 가져라! 나눠라! 그래야 헌심(獻心)과 헌신(獻身)을 얻을 수 있다.”

대통령의 파트너는 누구이고 당신회사 CEO의 파트너는 누구인가?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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