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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90% 지역 인재… 9조 '양극재 꿈의 기업' 성장 주역

[브릿지경제 창간10주년 특별기획] 기업이 살아야 지방이 산다 (8) 지역인재경영의 성공모델, 에코프로

입력 2024-03-24 14:45 | 신문게재 2024-03-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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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사진제공=에코프로)

 

1998년 설립 당시 여직원 한 명을 둔 벤처기업에서 현재 약 3400명을 고용 중인 회사가 있다.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기업으로 굳건히 자리 잡은 에코프로다.

서초동 10평 사무실로 출발한 회사가 시가총액 60조원(계열사 합산) 안팎에 이르기까지, 에코프로는 사업의 본거지를 충북 오창으로 삼고 지역인재를 고용하며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해 주식시장에서도 주목받았던 에코프로는 공장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 저감 촉매 개발을 시작으로 배터리 양극재까지 사업을 넓히며 매출 9조원(2023년 9월 기준) 규모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주사인 에코프로 산하에는 배터리 핵심소재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과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수산화리튬을 가공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배터리 재활용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씨엔지’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이차전지 생산 역량이 결집된 포항 영일만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해 있으며, 에코프로 본사는 충북 오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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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임직원 10명 중 9명이 ‘지역 인재’

 

눈길을 끄는 점은 에코프로가 시가총액 30위 내 기업 가운데 지역인재 비율이 90%에 달하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것이다. 에코프로의 성장은 지방 인재들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에코프로 임직원 10명 중 9명은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지방 출신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에코프로 직원 3362명 중 지방에 주소지를 둔 직원은 총 301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89.7%에 달하는 수준이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출신 직원은 345명(10.3%)이었다.

출신대학 및 고등학교별로 살펴봐도 지방대와 지방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원의 비중이 85.3%(2867명)에 이른다.

계열사별 지방 출신 인력 비중도 모두 90%를 넘는다. 회사 측은 “에코프로씨엔지의 지방 출신 인력 비중은 97.4%이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96.1%, 에코프로이엠은 94.8%,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94.7%, 에코프로비엠은 92.5%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가 ‘지역 인재 경영 모델’의 대표적인 예시로 꼽히는 이유다.

오창에 근무하는 약 1200명의 에코프로 직원들도 충청지역 대학과 고등학교를 나온 이들이 대부분이다. 포항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2100명의 직원 중 95%는 지방대와 지역 고등학교 출신이다.

올해도 에코프로는 비수도권 지역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코프로는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즌을 맞아 이달 충북대, 한국기술교육대, 영남대, 경북대 등에서 채용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에코프로는 이번 공채에서도 수도권 중심 채용을 하는 대기업, 공공기관들과는 달리 지역대학 출신 인재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동채 전 회장 “지방 소멸 방지, 기업인 책무”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연합뉴스)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사진=연합)

 

이처럼 에코프로가 지방 소멸 방지에 발 벗고 나선 배경에는 이동채 전 회장의 소명의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발돋움한 만큼 지방 인구 감소와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인으로서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또 “지역 일자리가 늘어나려면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게 이 전 회장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전 회장을 포함해 특수관계인들은 올해 낙후된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해 공익재단을 설립했다. 초기에는 1000억원으로 출발하지만 향후 출연기금을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재단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다.

이와 별개로 에코프로는 지방 벤처 기업들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펀드도 구상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 벤처캐피털(VC) 회사인 에코프로파트너스가 결성한 펀드는 3분의 2 정도가 지방에 있는 유망 벤처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제2의 에코프로’를 발굴하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있는 이차전지 및 친환경 벤처기업 투자에 무게를 뒀다. 회사 측은 “에코프로파트너스의 투자 자금 중 70%는 비수도권에 있는 이차전지 및 환경산업 벤처기업에 투자됐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미래 성장 동력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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