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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균형발전 위해 메가시티도 좋지만 거점도시 개발 집중해야"

[기업이 살아야 지방이 산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공간 지역발전도 부익부 빈익빈, 보정하지 않으면 공동체 지속가능하지 않아"
산업연구원 김영수 선임연구위원 "핵심은 좋은 일자리, 전문직 일자리 창출. 지역인재 육성하면 기업유치 가능"

입력 2024-04-08 01:02 | 신문게재 2024-04-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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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메가시티
마강래(왼쪽) 중앙대 교수와 김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사진=이철준 PD bestnews2018@viva100.com)


도시계획과 산업정책의 전문가로 꼽히는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와 산업연구원 김영수 선임연구위원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혁신기업과 혁신인재를 한데 모을 수 있는 패키지화된 인센티브가 정부 차원에서 마련돼야 지방에 기업과 청년인구를 유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뜨거운 감자였던 ‘메가시티’에 대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지는 지방소멸의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본지 안의식 편집국장 사회로 좌담회를 열었다.


사회자>지역 균형발전과 지역소멸 극복이 국가적 과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강래>지금 수도권 쏠림 현상은 산업 구조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 옛날 농업시대에는 농지가 흩어져 있기 때문에 일자리도 흩어져 있었다. 거기에 맞는 공간(산업) 구조가 된 것이다. 산업화 시기인 60~70년대에는 거점 도시 또는 제조업의 성장터 이런 것을 지정해서 도시를 성장시키는 정책을 썼다. 이촌향도 현상이 강하게 일어난 것이다. 근데 그 당시에는 그런 거점 지역을 전국 곳곳에다가 지정을 하다 보니 국토 전반을 보면은 그래도 불균형으로 인한 여러 이슈들이 그렇게 발생하지는 않았다. 균형발전의 중요성은 계속 정책적으로 강조를 하긴 했지만 이게 국가 성장이라든가, 국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든가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단계까지는 아니었던 거다. 

[대담]메가시티
김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 이철준 PD bestnews2018@viva100.com)
김영수>2015년경이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을 한다. 2015년경을 기점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성장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지기 시작한다. 취업자 비중으로 봐도 그렇고 GRDP(지역내총생산) 비중으로 봐도 그때부터 급격한 양극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것의 주된 원인이 이때를 기점으로 산업과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나 네이버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플랫폼 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권으로 한때는 3위, 4위를 차지했다. 아무튼 중후장대형의 주력 제조업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반의 플랫폼 기업이 산업의 중요한 위상을 찾게 되는 시기가 바로 이 시기다.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조선, 자동차 이런 쪽 산업들이 구조조정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균형발전 정책으로서는 아주 대표적인 빅푸쉬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신행정수도 건설, 공공기관 지방 이전 이것은 사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강력한 지방 분산 정책이었다. 그 지방 분산 정책이 2015년 정도 되면 대체적으로 마무리가 된다. 그래서 더 이상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인력이나 기업이 내려가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인구 이동을 좀 찾아봤더니 2015년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는 20세에서 39세 사이의 청년들은 오히려 연평균 3만3000명씩 줄었는데 그러다가 2015년 이후로 오게 되면 연평균 2만3400명씩 늘어난다. 디지털 전환이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주력 제조업 중심의 산업 도시들은 완전히 뒤쳐지기 시작하고 저성장 지역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사회자>수도권 집중은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융복합 이런 산업의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마강래>시장은 효율적이다. 하지만 시장은 가치 판단을 하지는 않는다. 어떨 때는 되게 잔인하게 작동을 한다. 저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과 가구의 관점에서 빈익빈 부익부가 자연스럽게 벌어지는데 자본을 더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잘살게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뒤쳐지는 현상, 이거를 우리 국가가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보정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이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가 않다. 국가적 차원에서 공간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는 것이다. 그럼 다시 돌아가서 우리가 기본적으로 산업 구조의 변화는 일자리 변화와 관련이 있다. 우리는 지역에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되는데 그럼 일자리를 ‘어떻게 만드냐’라는 거다. 거기서 나왔던 게 메가시티 논의였다. 서울, 경기, 인천은 계속적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교통에 대한 투자라든가 이런 것을 국가적 지역적 차원에서 엄청나게 적극적으로 해서 서울, 경기, 인천이 통으로 묶인 슈퍼 메가시티가 된 것이다. 수도권 경쟁력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지역은 엄청난 집적 경제를 잃었다. 운동장 기울기가 더 커지면 커질수록 청년 인구의 유출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김영수>메가시티는 기본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산업 대전환기에 대도시권으로 집중되는 경향들이 매우 크기 때문에 연구 센터나 기업의 연구소 생산 시설,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공간, 이런 것들이 같이 어우러지고 그 주변에 좋은 주거 여건들을 갖추고 있는 시설들, 교육 여건들이 갖춰지고 이런 것들이 하나의 중요한 일자리 거점 성장으로 작동을 하고 있는데 판교나 광교나 서울 마곡 등이 이런 곳이다. 지역에서는 부산의 센텀 지구가 그런 것 같다. 부산의 센텀 지구 정도가 이제 일종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좋은 일자리의 성장 거점으로 작동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것을 226개의 시군구에 다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거점 공간의 단위가 바로 메가시티 단위가 되는 것이다.

[대담]메가시티
마강래 중앙대 교수. (사진= 이철준 PD bestnews2018@viva100.com)

사회자>윤석열 정부의 균형 발전 전략이나 부울경, 충청권 메가시티는 어떻게 평가하나?

마강래>현 정부의 정책은 딱 이렇게 대표적인 브랜드화된 정책은 없지만 그래도 균형 발전 정책으로서 메가시티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지난 정부의 지역 정책이 그나마 헛되지 않는 조금 더 구체화된 형태로 떠오른 것이다. 메가시티 정책의 초광역권 정책의 본질은 넓은 지역을 바라보고 거점을 확인한 다음에 거점과 거점을 연계하는 거였다. 넓은 지역은 ‘5+2 지역균형발전정책’ 등 이명박 정부에서 굉장히 강조했던 정책이다. 거점 클러스터 정책은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굉장히 강조했던 것이다. 또 지역 간 연계는 박근혜 정부에서 강조했던 개념이다. 이 세 개의 흐름을 한 방에 딱 합치면 실질적으로 메가시티 정책이라고 볼 수가 있다.

사회자>메가시티는 결국 질 좋은 일자리가 관건인데, 기업 투자와 일자리는 어떻게 연결을 시킬 수 있나?

김영수>4차 산업혁명 시대나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서는 기본적으로 산업의 경쟁력이 소프트웨어에서 발생한다고 했을 때 결국 우수한 기술 인력들로부터 경쟁력이 나오는 것이다. 지역에서 얼마나 우수한 경쟁력을 갖는 기술 인력을 많이 양성해 내느냐, 그리고 그런 기술 인력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만드느냐가 기업 유치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윤석열 정부의 지역 정책 중에서 매우 의미 있게 보고 있는 것이 지역의 교육 정책인데, 라이스라고 그래서 지역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대학들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인재 양성 시스템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형태로 지방대학 정책들을 지금 바꾸고 있다. 지자체가 좀 더 지역의 인재 양성 체계에 더 깊이 있게 발을 들여놓게 된 셈이다. 글로컬대학 30 사업도 지금 각 지역 대학들이 엄청나게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고 있다.

마강래>우리가 상상해야 될 미래는 초고속 교통망을 통해서 지역 간 연계가 강화될 것이라는 거다. 우리나라 전체가 하나의 도시로 기능할 이야기가 먼 미래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의 도시에 거점 체계 그러니까 우리 공간 체계, 이거를 지금 구상해야 되는 시점인 것인데, 우리 서울시도 거점 체계가 있다. 공간 체계가 있는 것이다. 이런 거점 체계 속에서 서울의 균형발전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하나의 도시로 인식해야 하는 단계에 있는 것이고, 대한민국 내에 균형발전을 위한 거점 체계를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그 거점 체계의 핵심은 광역교통망이다. 광역교통망을 가장 이해하기 쉬운 형태가 KTX 역세권이 된다.

김영수>MB정부 때 초광역 경제권은 그냥 국가에서 사업들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건데 실제로는 그냥 지역별로 N분의 1 형태로 사업비를 나눠먹는, 그러니까 부울경으로 받았지만 예산은 서로 3분의 1씩 나눠서 하는 그런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메가시티도 부울경 이런 차원의 메가시티가 아니고 어떤 특성화된 일자리와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업들의 거점 공간 그리고 거기에 대한 인력들이 살기 위한 도시 환경, 도시의 정주 체계인 것이다. 도시 정주 체계는 교육이라든지 문화라든지 이런 것들이 잘 연결이 되는 그런 지역들 중심으로 해서 일종의 기초 지자체 간 연합을 중심으로 조금 더 작은 형태의 특성화된 그런 어떤 좋은 일자리 거점들을 만들어 나가는 협력 체계들을 중심으로 해서 메가시티에 대한 논의가 돼야 더 내실 있는 논의가 된다.

대담=안의식 편집국장 esahn44@viva100.com
정리=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사진=이철준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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