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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를 가다] ‘명룡대전’ 승자는…인천 계양을, 이재명vs원희룡

최대 격전지…현역 제1 야당 대표vs선거 불패 전직 장관

입력 2024-03-31 14:00 | 신문게재 2024-04-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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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을 이재명, 원희룡 후보의 선거 현수막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8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역 앞에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브릿지경제 총선특별취재팀은 접전 지역을 밀착 취재해 후보들과 유권자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 여섯 번째 지역은 인천 계양을 지역이다.

인천 계양을은 이른바 ‘명룡대전’으로 불리며 이번 4·10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이 지역구 현역 의원이자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이재명 후보는 기호 1번으로 재선을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에 대항하기 위해 전 국토부장관인 기호 2번 원희룡 후보를 내세웠다.

계양을은 인천시 자치구·군 가운데 서울시와 경계가 맞닿아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이번 총선 선거구 획정에 따라 계산1·3동은 계양을에서 계양갑으로, 작전서운동은 계양갑에서 계양을로 지역구가 변경됐다.

인천 계양을은 민주당 대표를 두 번이나 배출한 대표적 진보 강세 지역구다. 송영길 전 대표가 5선을 지냈으며, 이 같은 특성으로 보수정당의 험지로 분류된다. 송 전 대표가 제8회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사직한 이후 이뤄진 재보궐선거에서는 이 후보가 당시 55.24%를 득표해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44.75%)에 압승했다.

이에 이번 총선 역시 이 후보의 무난한 연임이 예상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 거물급 인사인 원 후보를 계양을에 단수 공천 하면서 승패를 알 수 없게 됐다. 원 후보는 지금까지 출마한 모든 선거(총선 3번·지방선거 2번)에서 단 한 번도 낙선한 적이 없는 불패 정치인이다.  

 

공식선거운동 첫날 출근인사 및 집중유세 사진 (5)

4·10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28일 유세차량을 타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선거캠프)

 

“4월10일은 정권 심판의 날…계양과 대한민국 승리 이끌 것”

이 후보는 오는 10일 선거일을 ‘윤석열 정권 심판의 날’이자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포하는 날’로 규정하고, 계양과 대한민국 승리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제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지난 28일 이 후보는 이른 아침 계양역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현장에는 시민들이 이 후보에게 악수를 건넸다. 일부 시민들은 이 후보와의 기념 촬영을 위한 긴 줄서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후 이 후보는 유세차를 타고 지역 곳곳을 순회하며 집중 유세를 이어나갔다. 그는 “여러분의 투표가 계양의 내일을 바꾸고, 국민의 삶을 구하고, 우리의 내일을 바꿀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오후에는 부평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인천시당 출정식·공약발표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이번 4·10 총선은 민주당이 이기는 날이 아니다”라며 “국민이 승리하는 날,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사적이익으로 국민에게 고통을 가한 세력에게 엄중하게 심판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계양으로 복귀해 저녁 늦은 시간까지 거리 인사와 유세를 통해 주민들과 소통했다.

이재명
4·10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28일 열린 인천시당 출정식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상욱 기자)

 

이 후보는 계양테크노밸리 고품격 자족도시 조성을 비롯한 원도심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와 역세권 고밀복합개발 추진, 그린벨트·군사보호구역·수도권정비법 등 3중규제 완화, 작전서운동 지하철역 신설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또 계산역·임학역 일대에 편의시설 등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재개발을 추진하기 어려운 저층 주거지에 대한 개발방안도 마련한다. 또 올해부터 ‘노후신도시특별법’이 발효된 만큼, 계산택지가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도록 추진한다. 문화재 관련 규제로 재산권 피해를 받고 있는 구민들을 위한 규제 완화도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날 현장 일정 내내 이 후보 지지자들은 ‘정권 심판론’에 공감하며 환호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일부 주민은 이른바 정치의 팬덤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계산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50대 자영업자는 “이번에도 이재명 후보를 뽑기는 할 것인데, 민주당과 이 후보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정부와 국민의힘이 너무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 후보는 다 좋은데 ‘개딸(개혁의 딸)’들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런저런 상황들 때문에 이 후보와 원 후보가 박빙이라고 하지만, 무난하게 이 후보가 당선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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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지난 28일 유세차량에서 카메라를 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상욱 기자)

 

“국토부 장관 경험…계양서 ‘정직한 정치’ 꽃피울 것”

원 후보는 전직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의 경험을 앞세워 계양구 주민들의 확실한 지역 발전을 약속했다. 원 후보는 “그동안 정치인들이 당선을 위해 ‘말로만’ 공약을 내걸고 25년간 계양을 방치해 뒀다”며 “계양에서 ‘정직한 정치’를 꽃피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원 후보는 이른 아침 지하철역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공식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상가 인사에 이어 계양산 시장을 방문한 원 후보는 이른바 ‘야구르트 카트’로 알려진 소규모 카트를 직접 끌며 유세를 이어갔다. 카트 좌측에는 ‘정직하게 하겠습니다. 계양은 반드시 바뀝니다’, 우측에는 ‘국토교통부장관 경험으로, 원희룡은 진짜 합니다’라는 문구가 부착돼 있었다.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이날은 전국 고등학생들이 ‘3월 전국 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날이었다. 원 후보는 이날 내내 “계양의 미래 세대들을 소음으로 방해하면 안 된다”, “아이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며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육성으로만 지지를 호소했다.

출근길 인사하는 원희룡 후보<YONHAP NO-1841>
4·10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28일 임학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원 후보는 브릿지경제에 자신의 공약과 관련해 “제가 잃어버린 계양의 25년을 되찾기 위해 발표한 공약들은 전부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교통 편의성 향상을 약속했다. 원 후보는 “계양은 인천과 서울이 닿아 있는 중심지임에도 인천1호선뿐이다. 지하철 9호선 연장과 2호선 연결로 계양에서 지하철을 타고 홍대든, 강남이든 바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교육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각종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원조 공신(공부의신)의 노하우를 살려 아이들 교육 때문에 계양을 떠나는 일 없게 하겠다”며 “국내 최초 ‘사교육비 경감 시범지구’를 추진해 공공독서실, 학습지원센터 등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원 후보는 계양구 재개발·재건축 관련 지역 주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국토부 장관 경험을 살린 종합개발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이천수 후원회장이 초등학교 때 살던 아파트가 아직 그대로”라며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통한 계산역, 임학역 종합개발 공약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 종상향·용적률 상향의 제도적 인센티브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 “기반시설 설치에 국비 1000억원이 지원돼 주민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세입자들도 걱정하지 않도록 소외 없는 재개발과 재건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서 대다수 주민들은 원 후보를 향해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택시를 운영하는 60대 주민은 이날 상가 건물에 걸려 있는 원 후보의 현수막을 보고 “원희룡 파이팅”을 외쳤다. 이 주민은 “원 후보가 나서서 하는 것 보면 정부에서 주요 자리를 맡았던 인물이고, 믿음이 간다”며 “무엇보다 이재명 후보가 또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투표에 꼭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계양=권새나·김상욱 기자 saen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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