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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칼럼] '보합 전환' 집값 상승 신호? 투자자 성급한 매수 말아야

<이철호의 부동산 나침반>

입력 2024-04-01 07:00 | 신문게재 2024-04-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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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필명 부토피아, ‘2838 세대, 지금 집 사도 될까요’ 공동저자)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보합세로 전환됐다는 소식이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0%를 기록했다. 작년 12월부터 계속 하락폭을 보였지만, 처음으로 음수가 아닌 수치가 나온 것이다.


그렇다보니,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치가 높은 것 같다. 지난 고점 대비 낮아진 집값 수준,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공급 감소, 올해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 전세가가 오르면 집값도 당연히 오를 것이라는 믿음,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지자체에서 쏟아지고 있는 각종 정책 등이 그러한 믿음의 바탕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이 새로운 상승장 시작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집값의 하방을 다지고 거래가 활성화되어 보합 또는 약간의 상승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것이 과거와 같은 강한 상승장이 시작되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전세가가 오르면 집값도 바로 오른다는 믿음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 물론, 전세가가 오르면 매매가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은 맞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는 그것이 무조건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 지난 2010년 전후, 주택 수요가 전월세로 집중되며 매매가는 하락하고 전세가만 급등한 적이 있다. 현재 전세가율이 당시보다 높기는 하지만, 현재의 전세가는 전세자금대출이라는 금융상품이 올려놓은 가격이라는 점도 짚어봐야 한다.

또한, 아직 완화되지 않은 규제들도 남아있다. 다주택자 취득세, 보유세 규제는 여전히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실수요자도 대출이라는 높은 허들을 넘어야 한다. 과거 아파트 상승장의 초반을 살펴보면, 지나친 주택시장 침체로 규제지역은 전부 풀렸고, 전세가는 매매가 턱 밑까지 쫓아왔으며, 대출을 대폭 완화해서 집을 사달라고 호소했고, 각종 세금 완화책들도 쏟아졌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정부는 아직 집값 상승을 견제하고 있다.

어느 정도 하락한 시점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자 하는 실수요자가 여력 내에서 사두는 것은 나쁜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투자자가 성급하게 매수를 선택할 시점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지금은 전세가가 오르지만, 하반기 올림픽파크포레온 대규모 입주로 주변 시장에 영향을 주면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 지도 모를 일 아닌가. 사람들은 항상 지금 보이는 모습만 가지고 시장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총선 직전 공약성의 호재나 최근 분위기에 휩쓸려서 조급하게 선택하지 말고, 정부의 정책 방향과 수요의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는 것이 좋아 보인다.

 

이철호(필명 부토피아, ‘2838 세대, 지금 집 사도 될까요’ 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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