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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곽동연 “내 연기는 먼지에 불과… 장한서 매력은 ‘무식함’”

입력 2021-05-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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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동연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2012년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무식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장군이는 어느덧 20대 청년 회장님으로 훌쩍 성장했다. 몸도, 마음도 자랐지만 캐릭터의 무식한 매력만큼은 여전하다. 얼마 전 종영한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 바벨그룹의 무식한 총수 장한서 역의 곽동연 얘기다.

곽동연은 최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연기한 장한서의 매력으로 ‘무식함’을 들었다. 무식한 매력은 곽동연의 이름을 널리 알린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장군이를 연상케 하는 코드다. 그러나 곽동연은 “한서와 장군은 서로 다른 인물이라 캐릭터가 겹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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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동연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한서는 허당기 있고 빈틈투성이 빌런이죠. 알고 보면 불쌍한 면도 적지 않고요. 사이코패스인 형의 억압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냈잖아요. 그런 인간적인 부분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연민을 갖게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장군이랑은 결이 다르죠.”

극 초반 무식한 악당이 줄 알았던 장한서는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빈센조 까사노(송중기)와 공조하며 형인 장한석 회장(옥택연)을 압박한다. 특히 빈센조가 장한석을 잡는 데는 장한석의 수많은 시계에 위치추적기를 숨겨놓은 한서의 공이 지대했다.

“한서는 몇 년 전부터 형에게서 탈출하기를 원했어요. 생명의 공포를 느꼈기 때문에 장한석을 죽이는 것 외에는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한서가 시청자들에게 미워 보이는 건 원치 않았어요. 시청자들의 연민을 받았으면 했는데 대본에 설계된대로 연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죠.”  

1997년생인 곽동연은 ‘빈센조’를 통해 또래 연기자들을 뛰어넘는 노련한 연기로 주목받았다. 그는 박재범 작가가 만든 캐릭터에 김희원PD의 연기지도가 차근차근 배치되면서 장한서라는 인물의 매력이 발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극 초반 장한서라는 인물을 빌드업 하는 과정을 가장 신경 썼어요. 박재범 작가님이 한서 캐릭터 설정을 뚝심있게 밀고 나가서 매력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여기에 김희원 PD님이 신마다 한서의 감정을 짚어줬죠. 초반에는 정말 권위적인 회장처럼 보이게 연기해달라는 디렉션을 주기도 했어요.”

송중기, 김여진, 조한철 등 선배, 동료 연기자들과 호흡은 곽동연에게 자극을 줬다. 그는 “객관적으로 선배들과 함께 하면 내 연기는 ‘먼지’에 불과하다”며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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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빈센조’의 한장면 (사진제공=tvN)

 

“송중기 선배가 엄청났어요. 항상 저를 배려해주고 제게 맞춰주셨죠. 김여진 선배에게는 작품을 디테일하게 파악하고 접근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조한철 선배에게서는 상대가 어떤 애드리브를 쳐도 받아주는 순발력과 내공을 엿봤죠. 선배들과 비교하면 제 연기는 100점 만점에 15점에 불과해요.”

하지만 이렇게 얘기하는 곽동연 자신도 이제 어엿한 10년차 연기자에 접어들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 때만 해도 자신의 진로를 고민했던 학생이었던 그는 이듬해 방송된 SBS 드라마 ‘장옥정:사랑에 살다’를 통해 연기자라는 한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곽동연은 “꿈이었던 연기를 직업으로 택한 건 행운”이라면서 “연기를 통해 상처를 받지만 결국 연기를 통해 치유하게 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로서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최근에는 아역 시절 고수했던 “금요일 밤에는 집 밖에 나가지 않는다”는 철칙이 ‘빈센조’의 인기와 더불어 다시 회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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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동연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요즘도 ‘불금’(불타는 금요일)에는 집밖에 나가지 않아요. 코로나19 상황도 안 좋기 때문에 경계심이 더욱 커졌죠. 제가 타인에게 보여지는 직업을 택한 만큼 그 부분은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시기 유흥가 근처도 가지 않을 겁니다.” 


아직 24살 청년인 곽동연은 집에서 ‘불금’을 어떻게 보낼까. 그는 “남들처럼 OTT채널을 관람하고 지인들과 메신저로 대화를 나눈다. 최근에는 파값이 올랐다고 해서 파를 키우기도 했다”며 웃었다. 코로나19가 심해지기 전에는 아이스하키와 테니스를 배우고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등 취미활동도 열심이었다.

연기할 때마다 꾸준히 연기 일지를 쓰는 이 근면성실한 청년은 “나는 아직도 부족하고 채워나가야 할 게 많은 배우”라고 말했다.

“‘빈센조’ 촬영은 제게도 배움의 장의로 남았던,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시기, 시청자들이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되기 바랍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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