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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대한민국 섬이 이 책에 담겼다, 섬에 대한 모든 것 '섬: 살이'

입력 2016-04-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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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군 창계로 구로리 낙지잡이.(사진제공=가지출판)

 

TV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편’의 배경은 섬이다. 프로그램은 섬이 주는 외로움 대신 바다와 사람이 어우러지는 낭만을 시청자에게 선물했다. 동네 산책하듯 가볍게 걸어나가 한적한 바다에 낚싯대를 던지는 여유로움은 빌딩 숲 도시에서 느끼기 힘든 행복이다. 

 

관광지로 유명한 제주도 역시 섬이다. 그 외에도 국내엔 사람들이 사는 섬이 400개가 넘는다. 섬이라도 다 같지 않다. 지형과 자연환경 그리고 바다가 다르다. 심지어 햇볕과 바람마저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 

 

섬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다 한가운데 홀로 버틴다. 그 속에 사는 사람도 자신에 주어진 환경에 최적화된 생활 습관을 익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래서 여러 섬을 다니다 보면 마치 세계여행을 하듯 여러 나라를 본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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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살이’, 김준 지음, 가지 출판(사진제공=가지 출판)

 

신간 ‘섬; 살이’는 저자가 직접 한국에 있는 섬을 돌아다니며 기록한 책이다.

 

실제 섬의 모습은 TV와 다르다. 주민들은 섬이란 고립된 장소에서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낸다.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고 김을 따고 소금을 만들고…. 그렇게 얻은 수확물로 삼시세끼를 해결한다. 

 

TV에서 보이는 것처럼 낭만은 없다. 대신 저자는 ‘섬’, ‘삶’을 책에 담았다. 

 

책은 ‘사람이 사는 섬은 아름답다’는 간결한 메시지에서 출발해 현대인이 막연히 꿈꾸고 사랑해온 섬과 그 속에 담긴 날것 그대로의 생생한 삶을 들려준다.

저자는 26년째 전국의 섬을 오가며 연구에 매진해온 김준이다. ‘섬 박사’로 불리는 저자는 지난 2000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어촌사회를 연구해 박사 논문을 썼고 이후 꾸준히 한국의 섬들을 다니면서 섬의 고유한 살림살이와 전통문화에 대해 글을 썼다. 그가 지금까지 기록한 섬에 대한 방대한 자료가 이 책 한권에 망라됐다.  

 

책은 5개 장으로 구성됐다. 사람, 살림, 일, 삼시세끼, 풍습 등을 테마로 섬에 대한 진솔한 내용이 각 장에 꼼꼼히 담겼다. 눈에 띄는 건 사진이다. 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섬에 대한 다양한 사진이 수록됐다. 

 

책을 펼친 순간 다가오는 바다가 보이는 섬 풍경은 주변에서 찾을 수 없는 청량함을 준다. 섬에 있는 우체통, 집 대문, 그물, 돌담 등이 담긴 사진은 독자에게 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사진에는 글이 곁들여진다. 섬과 그곳의 문화에 대해 나열된 저자의 해석은 사진에 입체감을 주고 책에 깊이감을 더한다.


1장 ‘섬·사람’에선 예순도 청년 축에 속하는 섬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주어진 환경에서 일한 만큼 보수가 나오고 평생 퇴직 걱정이 없는 섬에서 주민들이 견뎌야 하는 것은 외로움이다. 이 장에서는 육지와 다른 섬의 실체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분석한다. 2장 ‘섬·살림’은 먹는 물을 주는 샘과 바다, 바람을 이겨내는 돌담에 주목한다. 그리고 섬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하는 조각배, 어구 등으로부터 얻은 삶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3장 ‘섬·일’과 4장 ‘섬·삼시세끼’는 책의 하이라이트다. 섬 생활에 대한 외부인의 궁금증 대부분이 이 장들에서 해소된다. 여기에선 섬에서 주민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무얼 먹고 살아가는지에 대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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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선재도

 

 

낙지가 많이 나는 곳에선 그걸 잡는 열 가지 방법을 이야기하고 숭어가 있는 곳에선 작은 배 대여섯 척이 몰아서 잡는 과정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준다. 섬의 삼시세끼는 TV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밥상을 보면 그 섬과 바다에서 나고 자라는 것들을 알 수 있다. 

 

 

바지락 밭이 좋은 가우도의 밥상 중심에는 큼지막한 바지락탕이 놓이고 야생화로 유명한 풍도는 봄꽃 나물로 찬을 만든다. 봄 도다리, 흑산 홍도, 추도 물메기, 구룡포 과메기 등 책은 섬 고유의 특산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책 중간엔 최근 마트에서 자주 보이는 반건조 생선 모습도 보인다. 현대인에겐 저렴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지만 섬에서는 따로 저장 수단이 없어 잡히는 대로 그때그때 빨랫줄에 걸어 말린 일상이다.

 

제철에 좋은 소금을 얹어 담근 젓갈들, 집 마당에 널어 말린 김과 미역 등 먹거리를 둘러싼 섬 생활은 육지와 많이 다르다. 끝으로 5장 ‘섬·풍습’은 섬마다 오랫동안 지켜온 미신에 관해 이야기한다. 

 

예부터 섬사람들은 당산나무가 마을의 안녕과 농사와 고기잡이의 풍흉을 결정한다고 믿었다. 귀촌 열풍으로 섬이 주목받고 있다. 섬에서 산다는 것에 대한 실존적 의미와 현실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기에 이보다 좋은 책은 없다. 1만 6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 시리즈 # 즐거운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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