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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주택시장 '사이드카' 활용법

입력 2017-08-28 14:38 | 신문게재 2017-08-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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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시행된 8·2 부동산 대책은 주식시장의 ‘사이드카’와 같은 효력을 나타내고 있다. 사이드카는 주가지수선물시장에서 거래가 과열되었을 때 시행되는 일시정지제도다. 8·2 대책 시행에 따라 분양권시장,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매물이 극감하고 끝을 모르던 서울아파트 가격도 3주 연속 하락(한국감정원 기준)하고 있다. 일단 시장과열이 멈췄다는 점에서 주택시장 정책 무용론보다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소급적용에 의한 국민청원 발생 등을 제외하더라도 가계부채 사상 최고치 경신, 풍선효과, 전세가격 상승 등의 현안문제와 거래절벽 및 국지적 공급 감소에 의한 시장기능 소실 등의 장기적 부작용은 해소노력이 필요하다.


투기수요 억제하되, 실수요자를 최대한 보호하는 6·19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서 외면 받았기 때문에 8·2부동산 대책이라는 초강수가 탄생한 것이다. 즉, 언제 투기적 수요자로 변심할지도 모르는 잠재적 실수요자까지 보호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으며, 그로 인해 소급적용 문제는 8·2부동산 대책이 가진 태생적인 한계다.

전반적 가격 하락과 저가 급매물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다주택자와 8·2부동산 대책 간 줄다리기가 진행 중이어서 언제 정책방향이 전환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오히려 8·2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가격을 유지하거나 매물을 회수하고 버티는 다주택자에 대한 추가적인 보유세 강화 요구가 있다. 최근 거래절벽과 과열해소가 8·2부동산 대책에 따른 확정된 시장 흐름인지, 부동산 규제 전 증가한 매수계약에 의한 단기적 영향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서 완전히 틀린 주장도 아니다.

정책의 신뢰회복과 시장의 투기수요 단절을 위해서는 보유세 강화 등 추가적인 규제 정책은 불가피해 보인다. 문제는 거래절벽 장기화로 시장기능의 상실,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 트리거 작동, 전월세 가격 급등에 따른 주거불안과 정책효과 반감, 미분양 증가 및 공급단절에 따른 변동성 확대 등이 나타나고 오히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다.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변동성 확대에 따라 시장리스크가 커지면, 주택은 극히 일부만 거래할 수 있고, 손실과 이익이 일부에 집중되는 자산으로 변질된다. 주택자산의 변질은 주거불안 장기화와 경제 잠식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시장기능을 유지하고 거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이드카는 발동 5분 후 자동 해제되고, 장 종료 40분전에 발동 할 수 없으며, 하루 1번 발동이 가능하는 등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규제에 의해 주택거래가 제한되는 상황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부작용은 급격히 늘어날 우려가 있다. 주택정책 목적이 투기수요를 잡기위해 모든 시장 참여자를 고사시키는 것이 아닌 이상 극단적 규제와 완화보다 선택적이고 탄력적인 시장관리가 필요하다. 향후 주택규제 시행에 따라 시장기능이 저하될 수 있는 만큼 시장안정과 거래보호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절실하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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