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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안 열릴 수도” 강경 발언 쏟아낸 속내는

입력 2018-05-2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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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질문 답하는 한-미 정상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방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안 열릴 수도 있다는 강경 발언을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정오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양 정상은 배석자 없는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한미 취재진 앞에서 모두발언을 했다.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중요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 회담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며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성격이 강했던 터라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개최 재고 가능성 발언은 큰 파장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문 대통령이 모두 발언으로 “한반도의 운명과 미래가 걸려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나도 최선을 다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돕고 트럼프 대통령과 언제까지나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에 예정에 없던 기자들의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 등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하지 않을 것”, “6월에 회담 열리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의 문답 중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 비핵화와 관련한 입장이 달라졌다는 취지로 말한 뒤 “다른 의견이 있다면 말씀하셔도 좋다”며 문 대통령에게 반론을 펼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미국 내에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과거에 실패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하면 역사의 발전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게 있는데 저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어찌보면 양 정상의 발언이 다소 초점이 맞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인 것은 한국에 아주 운이 좋다”고 말했다. 자신의 발언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문 대통령이 정확히 꿰뚫고 있다고 본 것이다.

내용을 종합해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크게 세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경한 반응을 쏟아내며 북미정상회담 재고 가능성을 제기한 북한을 겨냥해 더 이상 협상의 판을 흔들지 말 것을 경고하는 의미와 함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북한의 배후에서 조종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 내 엘리트층에서 점차 커지고 있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목소리를 불식시키려는 함의가 담긴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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