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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드링크플레이션

입력 2023-06-28 14:14 | 신문게재 2023-06-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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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이른바 ‘드링크플레이션(drinkflation)’으로 시끄럽다.

영국의 주류회사들이 주세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 모르게 알콜 함량을 줄이자 영국 언론들은 이를 ‘드링크플레이션’이라는 말로 보도하며 영국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기업들이 상품 가격은 그대로 유지한 채 크기나 용량 등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의 일종인 셈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유명 맥주 브랜드인 포스터스, 올드 스페클드 헨, 비숍스 핑거, 스핏파이어 등이 맥주의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맥주의 알코올 도수를 0.2~1%까지 낮춰 판매하고 있었다. 데일리메일은 “이 정도로 알코올 도수를 낮춘 것은 큰 변화가 아닌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알코올 도수에 따라 술에 부과되는 주세도 달라지는데 업체 입장에서는 한 병당 또는 한 캔당 2~3% 정도의 절세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셰필드 대학 콜린 앵거스 연구원은 “모든 양조장이 알코올을 0.3%만 줄여도 약 2억5000만파운드(약 4150억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영국 현지 소비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알코올 함량을 줄이면 생산 단가도 감소하기 때문에 가격도 조정을 하는 것이 마땅한데 해당 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하지 않아 폭리를 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류업체들은 역대급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올라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10%를 넘었고, 올해 4월에도 8.7%를 기록해,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다.

공급망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지구촌에 불러온 새로운 모습이다.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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